법원 “유니온 숍, 소수 노조 차별아냐”
노조 가입률 13.1%에 불과
노조 조직강제 필요성 인정
‘유니온 숍’ 허용이 소수 노동조합 차별은 아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니온 숍은 근로자가 입사할 때 근로자의 ⅔이상을 대표하는 특정 노조에 근로자의 단결권 보장 등을 위해 자동으로 가입되도록 하는 제도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한국공공사회산업노동조합 한국철도공사노동조합본부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한국철도공사는 2022년 12월 근로자의 약 87%를 대표하는 지배적 노동조합인 전국철도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노동조합에 자동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이른바 ‘유니온 숍’ 조항을 포함했다.
원고는 지난 2017년 2월 조합원 2300명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로 설립된 소수 노조로, 이후 ‘유니온 숍’이 부당노동 행위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으나 받아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
원고는 소송에서 “유니온 숍으로 인해 지배적 노동조합은 갈수록 거대해지고 소수 노동조합은 상대적으로 조직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유니온 숍 체결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81조 1항 2호’가 소수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제약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원고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유니온 숍이 원고의 단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아 위헌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니온 숍은 개별근로자의 단결권을 보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근로자 전체의 근로조건 향상과 밀접한 노동조합의 교섭능력을 증진할 목적에서 전체 근로자의 ⅔이상을 대표하는 특정 노동조합에 의한 제한적 조직강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유지와 강화를 통한 교섭력 증대와 아무런 희생과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노동조합이 획득한 근로조건의 이익에 비조합원이 무임승차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불과 13.1%로 높지 않다는 점에 비춰 보면 노동조합 조직강제의 필요성은 여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유니온 숍 협정의 취지, 결집된 교섭력을 통한 노사관계의 안정화 기능 등을 고려하면 단지 근로자들이 소수 노동조합보다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조항이 원고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제명되거나 탈퇴해 새 노조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근로자에게 불이익 줄 수 없도록 해 복수노조 체제에서 노조 선택의 자유나 소수 노조의 단결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