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5조원 투자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대입부터 특화 입시전형 확대
정부는 2030년까지 의대 시설 확충과 의대 교육 혁신 지원 등에 2조원, 전공의 수련 교육 지원 등에 3조원 등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10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지방 국립대 의대 9곳을 중심으로 교원과 기자재, 확충에 나서는 한편 학생들의 지역 정주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 질의 핵심인 교수의 경우 전임교수 정원을 내년 330명, 2026년 400명, 2027년 270명 등 3년 동안 단계적으로 1000명을 증원한다. 대학에 따라 보유량 차이가 큰 교육용 시신(카데바)은 기증자나 유족 동의 하에 부족한 의대가 다른 의대에서 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도 추진한다.
정부 발표 가운데 지역에서 자란 학생이 의대를 입학한 후 지역에 정주하는 의사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지원 제도가 주목된다.
우선 정부는 지역인재전형을 2024학년도 50%에서 2025학년도에는 59.7%, 2026학년도에는 61.8%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그 지역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에서도 우수한 지역 인재를 선발하고 정주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역인재전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재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 의대 모집정원이 대폭 늘어나고 지역인재전형 비중마저 크게 높아지면서 지방권학생들의 의대 입학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정주인재 선발을 위한 지역인재 특화모델 개발 계획도 밝혔다. 정부가 예로 든 것은 ‘다면 인적성 면접’인데 수험생을 그룹별로 나눠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여러번 면접하는 방식이다. 이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역의료에 대한 가치관과 사고를 더욱 면밀히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 고교와 대학 간 연계도 강화한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때 지역 대학 내 고교 과정을 개설해서 학생들이 지역 의대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지방권 의대를 졸업한 지역 인재가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지역인재육성지원 사업도 연계해 지원한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은 “교육부, 복지부가 각각 추진하던 입학 전 단계, 입학 단계, 입학 후 단계, 수련 단계, 수련 이후의 단계를 서로 연결해 지역을 중심으로 패키지를 효과적으로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역에 장기 근무하는 의사를 위해 수당 등을 지급하는 ‘계약형 지역 필수의사제’를 도입한다. 내년 7월부터 4개 지역, 8개 진료과목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하는데, 지역에서 장기 근무하기로 한 필수 의료 분야 전문의에게 월 400만원의 지역 수당을 주는 제도다.
지방권 의대생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장학금과 생활비, 지역교육, 연수 등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연봉이 높아도 의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주 여건을 개선해 지역 의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의대 출신 전공의들의 수련 체계도 개선한다. 지역의대 출신 전공의들을 위해 내년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중을 현재 45%에서 50%로 높인다. 전공의들이 지방 의료기관에서 수련받고 이후에도 지방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그 비중을 높인 것이다.
지방 대학병원의 실습 교육시설을 확대하고 지방 국립대 교수 채용을 대폭 확대하는 등 수련 환경도 개선한다.
관련해서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선발하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사 지역 정주 가능성을 높일려면 경제 지원 외 필수진료과와 의료취약지 배치를 고려한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 배분의 재조정’ ‘공공의대 신설’ 등을 통한 방안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수 김규철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