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효과적 연금화로 고령가구 삶의 질 개선해야”
주택연금 활성화 등 금융투자업 역할 제고
고령자 신탁상품·중소기업 M&A 지원 필요
고령가구가 보유한 자산의 효율적인 배분과 실물자산의 효과적인 연금화를 통해 고령가구의 삶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연금 활성화와 중소기업 M&A(인수합병) 지원 등을 통해 고령화 경제로의 전환에 대응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언도 나왔다.
11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조선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 한국의 인구구조 고령화가 가계의 저축 및 자산구조 선택에 어떤 영향을 초래하는지를 살펴보고 금융시장 특히 자본시장이 변화를 수용하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를 논의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재칠 선임 연구위원과 김민기·정희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구조 고령화가 가계의 평균적인 자산보유 규모와 자산구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고령층의 소비 및 자산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고령화 시대 자산시장의 안정과 고령층 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김재칠 선임연구위원은 “고령가구의 약 70%의 자산이 실물자산임을 고려했을 때, 주택연금제도의 개선 및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부동산의 연금화 촉진을 통해 고령가구의 소비 기반 마련하고, 고령층 금융자산의 효과적인 배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성호·황현영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향후 자본시장의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며, 고령화 경제로의 전환에 대응해 금융투자업의 역할 제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현재 고령인구의 평균적인 보유 자산 구성을 바탕으로 부동산, 금융, 사업 자산으로 유형화해 △주택연금 활성화 △ 신탁업을 통한 자산운용 효율성 제고 △ 중소기업 M&A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 방안으로 주택연금을 활성화하고 주택연금 채권의 증권화를 통해 연금 지급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주택연금의 가입자를 늘리면서도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와 자본시장이 역할을 분담해 시장기능 활성화와 수급권의 안정적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노 연구위원은 “근로소득이 없는 고령자가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산운용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령자의 수요에 맞는 신탁상품을 제공하고, 고령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의 은퇴 이후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나왔다. 노 연구위원은 “경영진이 은퇴한 다음에도 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M&A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본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경영진의 은퇴 이후 사업승계를 위한 정책을 추진한 결과 회사 내 임직원에 의한 승계와 제3자 M&A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경영자 고령화 대비 사업승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고령화에 대응한 일본의 금융개혁 사례도 발표됐다.
일본은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개인들의 자산축적에 필수적인 금융이해력 증진 대책 등 총체적인 금융 개혁이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적연금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보험료의 단계적 인상과 함께 은퇴자의 퇴직급여 인상을 억제하도록 하는 ‘거시경제 슬라이드(macroeconomy slide)’ 도입했다. 이는 그동안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에 의해 결정되던 공적연금의 급여 인상을 고령화와 피보험자 감소율을 고려하여 억제하도록 하는 정책 수단이다.
노무라 아키코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개인의 자산축적에 필수적인 금융이해력 증진 대책 등 총체적인 금융 개혁을 진행 중”이라며 “공적연금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 보험료의 단계적 인상과 은퇴자의 퇴직급여 인상을 억제하는 정책 수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적연금 개혁을 통해 확정기여(DC)형 연금의 한도액 조정, 가입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다”며 “개인의 금융이해력을 증진하기 위해 지난 4월 금융경제교육추진기구(J-FLEC)도 설립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