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 4당 ‘탄핵연대’ 출발
공소시효 고려한 김건희 특검법 처리 가능성
국가 지원 의무화한 지역화폐법안 통과 예고
한동훈 대표, 여야의정 첫발 떼는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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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의원총회에서 3개 법안을 모두 본회의에 올려 추석 전에 통과시킬 것인지, 이중 일부만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정부질문 이후 의사일정을 변경해 단독으로 법안들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무제한 토론의 경우 시작한 이후 24시간이 지나면 과반 찬성으로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한 법안씩 통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만약 3개 법안을 모두 처리하려고 한다면 추석연휴 중인 15일까지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야 하는 부담이 있다.
민주당은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최소한 이번에 처리해야 하는 법안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모 재선의원은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할 수밖에 없을 텐데 지역화폐법의 경우 민생법인데 제대로 반대할 수 있을지 볼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법은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법”이라고 했다. 지역화폐법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민생법안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역화폐 공제율을 80%까지 확대하는 법안까지 내놨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의 범죄의혹들에 대한 특검 수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공소 시효가 다음달 10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나 재표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처리해야만 하는 법안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고속도로 특혜 의혹, 명품백 수수사건, 순직해병 수사 외압 개입 의혹에 이어 이제는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터져 나와 전 국민이 경악하고 치를 떨고 있다”며 “특검이 유일한 답이다.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을 선택하더라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우 의장의 거부에도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 방식으로 원하는 법안을 상정해 통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우 의장은 그동안 여야 합의가 덜 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중재의 시간을 가져왔고 시급성 등을 따져왔다”면서 “아직 우 의장도 법안 상정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고 12일 본회의 직전에 최종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과 야당 의원들은 ‘탄핵연대’를 출범시키면서 추석 연휴에 ‘탄핵’ 이슈를 수면 위로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줄 전망이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 4당 의원 13명이 탄핵준비의원연대 기자회견을 이날 오후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가칭)윤석열탄핵준비 의원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현실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민당에 이어 절대과반의 의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탄핵열차’에 올라타는 것으로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 민생 경제를 챙기는 각종 정책을 홍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주변의 부정 의혹과 함께 민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한동훈 대표는 추석 연휴 전에 여야정의 협의체 가동을 위한 의사단체 설득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또 설 연휴 민생대책, 응급실 대책 등 당정 협의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 주도의 입법 독주와 친일 매도 등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추석이후 민심 동향에 여야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