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추경 놓고 정면충돌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등
전국 유일의 여소야대
최민호 세종시장과 세종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세종시의회는 전국 17개 시·도의회 가운데 유일한 여소야대 의회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이미 국제행사 승인과 정부예산안에 국비지원이 반영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회는 10일 열린 제9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안 가운데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 14억5000만원, 빛축제 예산 6억원을 삭감했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최민호 시장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다.
최 시장은 “정원도시박람회는 국제행사 승인심사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도 77억원이 반영됐다”면서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이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조직위 구성, 박람회 실시계획 용역 착수가 어려워져 기한 내 정상적인 국제행사 추진이 곤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정부예산안에 국비가 반영됐는데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며 예산을 삭감한 점 △지금까지 투입된 모든 비용이 낭비된 점 △조경수·화훼 농가, 자영업자의 경제적 손실 등 들어 의회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시의회에 제출했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다시 요청할 것”이라며 “이마저도 거부당하면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민호 세종시장의 비판에 대해 세종시의회도 이날 오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현정 세종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 관련 예산결산위원회 입장문’에서 “시는 정원도시박람회의 막대한 사업비를 근거없는 낙관론에 기대 예산편성만 요구하는 실정”이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지켜나가야 하는 의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또 “추경예산은 시급성이 요구되는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에 사용되는 원칙”이라며 “박람회에 국가예산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는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있는데다 최근 응급진료 문제해결 등엔 진지한 노력 없이 축제행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시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의회는 전체 시의원 20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3명, 국민의힘 7명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