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발 기술주 랠리…증시 상승
미 증시, CPI 해석 엇갈리며 하락했다 반등
코스피·코스닥, 반도체 중심으로 상승 흐름
간밤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해석이 엇갈리며 변동성이 컸던 미국 증시가 엔비디아발 기술주 랠리에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12일 오전 반도체 중심으로 반등세를 나타내며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근원CPI 시장 예상치 웃돌아 = 전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며 다우지수는 한 때 4만선이 붕괴, 전거래일 대비 1.83%까지 떨어졌고, S&P500지수는 1.61%, 나스닥은 1.40%까지 하락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오르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7월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해선 0.3% 상승해 7월 상승률(0.2%)보다 더 올랐고, 전문가 예상(0.2%)도 웃돌았다.
근원 물가는 인플레이션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그런데 근원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에 확산됐다. 특히 세부 항목에서 서비스 물가상승률이 오히려 가팔라진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아울러 최근 3개월 CPI 상승률(연율)은 2.1%로 7월(1.6%)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중고차(-1.0%)와 에너지 (-0.8%) 부문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주거비(0.5%)와 운송 서비스(0.9%) 부문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반등하면서 물가 지표 발표 직후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이날 CPI 보고서 발표 후인 오전 9시 15분께 3.6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5bp(1bp=0.01%p) 올랐다.
근원 물가 상승률이 더딘 둔화세를 보이면서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p 금리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도 대폭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CPI 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낮출 확률을 17%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34%, 한 주 전의 44%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기술주 위주로 매수세 유입 = 하지만 CPI 결과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점으로 시장 초점이 옮겨가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엔비디아발 기술주 훈풍이 불면서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7%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17%로 오름폭이 컸다. 특히 기술주 위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90%나 급등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8.15%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다며 투자 수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엔비디아가 급등했다. 관련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가 필요시 블랙웰 제조를 TSMC가 아닌 다른 업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언급해 국내 반도체주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장 초반 반도체주 반등에 힘입어 1% 넘게 상승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12포인트(1.32%) 오른 2546.49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 대비 34.13포인트(1.36%) 오른 2547.50으로 출발해 1%대 상승세를 유지하며 254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978억원, 6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은 1025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는 753억원의 매수 우위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18.46포인트(2.60%) 오른 727.88이다. 지수는 9.87포인트(1.39%) 오른 719.29로 출발해 바로 720선을 회복한 뒤 오름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401억원, 252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개인은 646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