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후 해리스 47%-트럼프 42%
로이터-입소스 조사, 격차 1%p↑… 추가 TV토론 트럼프 “없다” vs 해리스 “의무”
로이터 통신은 TV토론 하루 뒤인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와 공동으로 전국의 등록 유권자 1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약 3%p)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47%의 지지율로 42%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5% 포인트 앞섰다고 12일 보도했다.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두 후보간 격차가 같은 기관의 지난달 말 조사 때보다 소폭 커진 것이다. 지난달 21~28일 실시된 입소스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5% 대 4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
로이터-입소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ABC방송 주최로 치러진 두 후보간의 첫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겼다고 답한 응답자는 5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답한 응답자(24%)의 2배 이상이었다.
또 응답자의 약 52%는 ‘트럼프 후보가 토론에서 헤맸으며, 예리해 보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리스 후보에 대해 같은 반응을 보인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TV토론에서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고 사업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중죄 판결을 받는 등 수많은 법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공세를 펼쳐 트럼프를 방어적인 입장에 몰아넣었다. 토론에 대해 알고 있는 응답자의 52%가 해리스가 “더 높은 도덕적 청렴성을 보여줬다”고 답했으며, 트럼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비율은 29%였다.
상당수 공화당 지지층은 TV토론에서 트럼프 후보의 성과에 확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53%는 트럼프 후보가 토론에서 이겼다고 답했으나, 민주당 성향 유권자는 91%가 해리스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31%는 승자가 없다고 답했으며, 14%는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고 인정했다.
토론장에서 보인 두 후보의 태도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은 해리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토론에서 두 후보 중 누가 더 품위 있어 보였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6%는 해리스를, 24%는 트럼프를 선택했다. 또, 49%는 해리스가 “내 말을 듣고 내 걱정을 이해할 사람처럼 보였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18%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간 추가 TV토론은 열리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선 두차례, 2016년 대선에선 세차례 후보간 TV토론이 진행됐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TV토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민주당의 급진 좌파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의 토론에서 이긴 것으로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합에 진 선수가 재대결을 원한다고 밝힌 뒤 “그녀는 (토론이 끝나자마자) 즉시 2차 토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대거 입국 및 인플레이션 상황을 거론하면서 “해리스와 부패한 조 바이든은 미국을 파괴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해리스와 바이든이 초래한 다른 문제를 포함해서 이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 “이 사안은 조 바이든과 첫 토론 및 해리스와 두 번째 토론에서 상세하게 논의됐다. 세 번째 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우리는 유권자를 위해 또 다른 토론을 할 의무가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가 토론 거부 선언을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10일 밤에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서 말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트럼프로부터 들은 게 아니다. 우리는 대신 (이전과) 똑같은 오래된 쇼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계획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추가 토론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한편, 부통령 후보인 민주당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은 내달 1일 뉴욕에서 CBS 뉴스 주최로 TV토론을 갖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