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퇴직대행서비스 이용 느는 일본

2024-09-13 13:00:05 게재

최근 일본에서는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퇴직대행은 근로자 본인을 대신해 대리인이나 변호사가 회사에 퇴직의사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이전에는 주로 변호사가 담당해왔는데 최근 이용자가 늘면서 퇴직대행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퇴직대행업체는 회사측에 의뢰인으로부터 의뢰받은 사표를 건네며 ‘본인과 절대 연락하지 말 것’ ‘개인 물건은 우편으로 보내거나 폐기할 것’등의 주의사항을 함께 전달한다.

2023년 10월 인재소개서비스 등이 주된 사업내용인 엔 재팬 주식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유효 응답자 7749명)에 의하면 퇴직대행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72%였는데 연령대별로는 20대가 83%, 30대가 78%, 40대 이상이 64%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퇴직대행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2%에 불과했지만 20대의 이용률은 5%로 40대의 1%를 크게 상회했다.

젊은층 전직 늘면서 퇴직대행 이용도 늘어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는 ‘퇴직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서’(50%),‘바로 퇴직하고 싶어서’(44%),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서’(32%),‘직장내 괴롭힘, 성희롱을 경험해서’(31%),‘퇴직을 인정해주지 않아서’(27%)가 상위 5위를 차지했다.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이에게 어떤 환경이나 조건이면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상사가 말하기 편했으면’이 6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직장의 인간 관계가 좋았으면’(56%),’퇴직의향을 확실히 인정해 주는 풍토가 있었으면’(42%)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신입사원 채용과 이직 방지를 위해 응답기업의 73.5%가 ‘임금인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휴가제도 확대’ ‘사내 레크리에이션 실시’ ‘텔레워크 도입’ 순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방식 개혁이 추진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등 근무환경이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중심으로 전직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제3분기에 전직을 희망하는 자는 1035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78만명이 증가해 과거 최다를 기록했고, 실제로 전직한 자는 325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2만명이나 늘었다.

전직을 하는 이유는 연령대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관계가 좋지 않거나 업무내용에 불만이 있어서, 그리고 급여가 낮거나 회사의 장래가 불안해서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퇴직시 회사에 전달한 이유와 실제 이유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엔 재팬이 2024년 8월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퇴직시에 회사에 전달한 퇴직이유로는 ‘다른 직종에 도전하고 싶어서’(22%),‘인간관계가 나빠서’(21%), ‘가정 사정 때문에’(21%)가 상위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실제 퇴직이유로는 ‘인간관계가 나빠서’(46%), ‘급여가 낮아서’(34%), ‘회사의 장래에 불안을 느껴서’(23%) 순이었다.

일본 닮아가는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

일본은 1995년에 피크에 달했던 생산가능인구가 2070년에는 피크시의 1/2로, 2010년에 정점에 달했던 총인구는 2070년에 1/3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고령화의 진행으로 생산가능인구 및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전직자의 실제 퇴직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퇴직시에 회사에 전달한 퇴직이유와 회사에 전달하지 않은 실제 퇴직이유의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젊은층과 근로자의 퇴직대행서비스 이용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일본 이상으로 저출산 고령화와 장래 경제활동인구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젊은층의 전직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서 일본의 퇴직대행서비스의 이용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 아지아대학교 특임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