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재해예방에 2조원 투자한다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
노조 빠져 한계 지적도
한화오션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조선소’를 목표로 안전 최우선 문화를 정착하겠다며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작업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이 산업안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부족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오션은 18일 안전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선진 안전 문화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전사적인 혁신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안전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해 2026년까지 1조976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야간작업 중 선박 상부 32m 높이에서 떨어져 숨지는 등 올해에만 4번째 사망사고 발생하며 작업장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태였다.
계획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안전 예방을 위한 상시 예산을 매년 확대해 향후 3년간 1조1300억원을 편성한다. 올해는 지난해 3212억원 보다 288억원 증가한 3500억원을 투자한다. 내년에는 3800억원, 2026년에는 4000억원까지 확대한다.
안전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선진 안전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6개 분야에 걸쳐 3년간 846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작업 현장에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요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안전 최우선 경영’을 실천하고, ‘무재해 사업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6개 분야는 △조선소 전체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650억원) △선제적 노후 설비·장비 교체(7000억원) △선진 안전 문화 구축(90억원) △체험 교육 중심의 안전 아카데미 설립(500억원)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150억원)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적 안전 평가 및 안전경영 수준 향상(70억) 등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사장은 “안전 관리를 위해 보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하고자 한다”며 “회사 내·외부 의견들을 적극 수용하고, 외부 전문가 및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전 관리 시스템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 위해 회사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실제 작업에 참여하는 현장 근로자들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구조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김춘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국장은 “악화된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안전활동을 외주에 맡기고 있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돈만 투입한다고 중대재해를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연근·한남진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