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에 부동산시장 ‘들썩’
부동산거래량 2년2개월만에 최대치 … 억제된 내집마련 수요 풀릴 듯
미국 금리인하에 이어 국내에서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부동산 거래량과 거래가격이 최고치를 찍으며 들썩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한차례 더 상승 곡선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7월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10만852건을 기록하며 2022년 5월(11만9693건) 이후 최대량을 기록했다. 6월 거래량 9만3690건보다 7.6% 늘어난 수치다.
거래금액은 직전월 38조9707억원 보다 11.9% 상승한 43조6165억원에 달했다. 2021년 8월(50조7932억원) 이후 최대치다. 1년전인 지난해 7월(27조8368억원)과 비교해도 56.7% 올랐다.
부동산 거래량은 사무실과 상가 분야에서 크게 증가했다. 7월 사무실상가 거래량은 전월 대비 30.1% 늘었다. 아파트(10.3%) 연립다세대(9.1%) 등 주택분야도 29.4%가 증가했다. 상업·업무용빌딩 거래도 11.6% 증가하며 부동산시장 거래를 이끌었다.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매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8월 주택가격동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달에 비해 0.24%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은 단기급등 단지에 따른 피로감, 대출규제 등으로 매물소진 속도가 느려졌지만 선호지역 신축·대단지 위주로 매매수요가 견조한 수준을 보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매매가격지수가 지난달 대비 상승한 지역은 97곳에서 109곳으로 확대됐다. 보합지역은 5곳에서 3곳으로, 하락지역은 76곳에서 66곳으로 각각 감소했다.
7~8월 부동산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증가한 것은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 전에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위기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월에 적용하려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를 9월로 연기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단기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기대하는 담보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었다.
미국 금리인하에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부채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금융당국은 아직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직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분양 등으로 침체됐던 분양시장은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과 함께 억제돼 왔던 내집마련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7월은 최근 열기를 띠고 있는 아파트 시장을 포함해 대부분 유형의 부동산 거래가 전월보다 증가한 달”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정부 정책과 경제 상황의 변화로 인해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의 변화를 보다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