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 침체에 중추절 월병 판매도 줄어
GDP 60% 소비가 차지
소비 부진 우려 커져
중국에서 중추절 음식으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월병이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면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의미로 월병을 나눠먹는다. 올해는 중추절 필수품인 월병 판매마저 줄어들면서 중국의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제빵제과산업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시장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월병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6% 감소한 30만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약 9% 감소한 200억위안으로 추산됐다.
중국에서 중추절은 일반적으로 소매 판매, 여행, 박스오피스, 요식업 등 국가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명절이다.
하지만 올해는 2년 연속 월병 시장이 얼어붙었다.
소매 모니터링 기관 BrandCT.cn에 따르면 올해 월병의 주요 판매 가격대는 70~200위안으로 2023년 80~280위안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또한 선물용으로 많이 유통되던 500위안 이상의 가격대는 올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틱톡의 자매 앱인 더우인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월병 상위 3개 제품은 △10개(300g) 9.9위안 △10개(800g) 29.9위안 △8개(300g) 19.9위안으로 모두 30위안(약 5600원) 아래로 가격이 책정됐다.
한편 중국 마이크로블로그 플랫폼 웨이보에서는 17일부터 “월병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주목을 받으며 7500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81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올해 우리 회사의 월병 구매량이 작년에 비해 2/3로 줄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상하이에 상장된 식품생산업체 광저우주자의 주가는 18일 오전 거래 세션에서 3% 이상 하락했고, 또 다른 주요 월병 생산업체인 저장 우팡자이의 주가는 4% 떨어졌다.
중국의 한 인터넷 인플루언서가 홍보한 월병이 홍콩산 고급 제품으로 허위 표시됐다는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의 품질 문제와 함께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월병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GDP 성장의 60.5%를 차지한 소비가 국가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보상 판매 제도를 시행하는 등 소비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올해 1~8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3.4% 성장했으며, 지난달에는 2.1% 올랐다.
화타이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기간 동안 국내 관광은 지역내 여행이 주도했고, 호텔과 항공료는 비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의 인구 이동을 보여주는 바이두 이동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중추절 3일간의 연휴 중 첫날 지역 간 여행은 6월의 용선절과 4월의 청명절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립닷컴의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달 국경절 연휴를 위한 국내선 및 출국 항공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으며, 호텔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