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움직이자, 넥슨 “80만명에 219억 피해보상”
확률형 아이템 조작 집단분쟁조정 결과
2007년 제도도입 이후 역대 최대 보상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연말까지 보상신청
확률형 아이템 조작 혐의를 받는 넥슨코리아가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에게 200억원대 보상을 하기로 했다. 2007년 집단분쟁조정이 도입된 이래 보상이 지급되는 첫 사례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아이템’에 관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됨에 따라 이같이 조치했다. 넥슨은 현금환급이 가능한 219억원의 넥슨캐시를 피해 이용자 80만명에게 지급한다.
이에 따라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에서 레드·블랙큐브를 취득·사용한 이용자 모두 보상받게 된다. 대상자들은 오는 23일부터 연말까지 넥슨 홈페이지에서 보상신청을 할 수 있다.
◆게임사용액 3~6% 보상 방침 = 앞서 공정위는 올해 1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전자상거래법 과징금 중 최대 규모였다.
이후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한 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는 지난달 13일 넥슨이 신청인들에게 유료아이템인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보상하도록 결정했다. 넥슨은 이달 9일 조정 결정 수락 의사를 표명했다. 분쟁조정위는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들에 대해서도 보상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고, 넥슨도 수락했다.
넥슨 관계자는 “분쟁조정위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며 “조정 결정 및 권고안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별도의 보상 페이지를 마련했으며, 기존 중재 신청자 외 이용자에게도 넥슨캐시를 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게임사에도 불똥? = 한편 공정위와 소비자원의 이번 결정에 게임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그간 국내 게임사의 핵심 BM(비즈니스모델)였고, 게임 장르에 따라 꼭 필요한 서비스다. 넥슨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아 온 만큼, 넥슨처럼 과징금과 소비자 보상 책임까지 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넥슨에 시정 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그라비티·웹젠·위메이드·컴투스·크래프톤·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을 조사 중이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확률형아이템 탈피’도 부담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확률형아이템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캐릭터를 육성해 능력치를 높이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온라인 PC게임이다.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글로벌 누적 회원 1억90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M(모바일게임)은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2019년 이후 지금까지 해외 누적 매출액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