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권기창 경북 안동시장
“도민의견 수렴 없는 통합 안돼”
대구경북 행정통합 비판
안동댐 상류주민 배려해야
“현재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역균형발전논리와 지방소멸의 대안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경북의 시장·군수는 물론 도민들의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너무 급하게 서두르고 있습니다.”
권기창(사진) 안동시장은 지난 19일 내일신문과 만나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권 시장은 “지난 2016년 2월 경북 북부권 균형발전을 위해 대구 소재 경북도청을 안동으로 이전하기까지 40년 이상 걸렸고 이전한 지 10년도 안됐다”며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도 긴 호흡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북도청 이전은 1981년 대구시가 직할시(광역시)로 승격돼 분리될 때부터 논의됐으나 2006년 김관용 경북지사의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2008년 도청이전 후보지가 안동시로 정해졌고 새롭게 청사를 마련해 이전한 것은 2016년 2월이었다.
그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대구시와 달리 경북도내 22개 시·군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복잡해 성사되기 쉽지 않다”며 “시장·군수는 물론 250만 경북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행정통합의 방향은 통합청사를 안동에 둬서 안동과 예천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키우고 대구 등 남부권은 경제·교육·문화 중심도시로 키워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안동댐물의 대구시 공급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은 기본적으로 전 국민의 공공재로, 여기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큰 싸움이 난다”며 “상대적으로 맑은 댐물을 하류지역에 공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댐을 끼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상류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희생도 물공급 과정에서 배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안동시민들은 안동댐이 건설된 196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재산피해는 물론 기후변화과 각종 규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하류지역에서 댐주변 지역 주민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창 시장은 나아가 “안동댐 물을 대구시에 공급하는 협의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서로 연결된 안동댐과 임하댐에 수량이 풍부한 충주댐을 도수로로 연결해 물그릇을 키워 대구뿐 아니라 부산 마산 등 하류지역에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시장 취임 2년 성과와 관련 “오랜 숙원사업인 안동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유치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문화, 교육, 기회 등 3대 발전특구 유치를 모두 이뤄내 안동 발전의 획기적인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선 8기 후반기 시정에 대해 “정주인구 30만명, 경제인구 50만명, 관광객 1000만명이라는 ‘351비전’ 달성을 목표로 역동적인 시정을 꾸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