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여름’이라는 통념 깨고 대비 철저히”
사단법인 ‘넥스트’
태풍 피해 가을로 옮겨가
송곳 폭우(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일부 지역에만 비가 쏟아짐) 등 각종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평년과 다른 기상현상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가을태풍 피해 대비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에너지 두뇌집단인 ‘넥스트’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 본격적인 태풍피해는 가을부터’를 24일 발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태풍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계절은 여름(6~8월)이지만, 피해는 가을(9~11월)에 집중됐다.
넥스트는 “태풍피해가 가을로 옮겨가는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일반적인 계절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은 집중호우 다음으로 크며 시기에 따라 집중호우에 못지 않은 피해를 야기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으며, 특히 가을철에 발생하는 태풍이 증가해 시기별 태풍 피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대기환경학회지의 ‘한반도 영향 가을태풍 ! - 과거와 현재의 특성 변화’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6~8월 한반도 영향태풍 빈도는 감소하지만, 9~10월 영향을 미치는 가을태풍 빈도는 1954~2003년 20.0%에서 2002~2019년 31.6%로 증가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인식되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발생시기인 여름철이 아니라 위험성이 매우 작다고 받아들이는 가을철에 급작스러운 느낌으로 나타나는 태풍이기 때문에 생산 및 출하시기가 가을에 집중된 분야의 농업 및 수산업 등 태풍내습에 취약한 집단 및 업종에서는 더 큰 실질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가을철 북서태평양 열대성 저기압의 급격한 변화는 1998년을 기점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학술지 ‘기후 역학’의 논문 ‘가을철 서태평양 태풍의 급격한 변화: 다양한 규모의 기상 현상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실린 내용이다.
송강현 넥스트 책임연구원은 “가을태풍은 여름태풍에 비해 훨씬 적은 횟수로도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기후변화로 가을태풍이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 만큼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