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조위, 참사 22개월 만에 첫발
유가족 “답답함 풀 수 있게 되길”
송기춘 위원장 “본연 책무 다할 것”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참사 발생 22개월 만에 출범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공포된 지 4개월 만이다.
이태원참사 특조위는 23일 오전 제1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송기춘 상임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 첫 회의를 했다. 참사 발생 695일 만이다.
지난 5월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출범한 특조위는 7월 국회에서 정부에 위원 명단을 보냈지만 이달 13일에야 임명안이 재가 되면서 뒤늦은 시작을 하게 됐다.
이날 만장일치로 선출된 송 위원장은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전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을 지냈고 한국공법학회장을 역임했다.
송 위원장은 회의에서 “출발이 지연된 만큼 더욱 철저하게 본연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활동을 서둘러 참사 3주기가 되는 내년에는 희생자와 유족의 원이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참사의 발생 원인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체를 엄밀히 조사하고, 국가기관이 취한 조사의 적절성 및 책임여부를 밝히겠다”며 “피해 실태와 지원대책을 점검해 유족과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진상규명조사 신청에 관한 규칙 제정안 등을 의결하고 진상규명 신청을 다음 달 2일부터 받기로 했다.
여야 추천 총 9명으로 구성된 특조위는 직권으로 이태원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조사를 할 권한을 갖는다. 최장 활동 기간은 1년 3개월로 조사 대상자 및 참고인을 상대로 진술서 제출, 출석 및 진술 청취, 자료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특조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서울 중구 부림빌딩 1층에 있는 ‘10·29 이태원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을 방문해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2개월 동안 기다렸는데 오늘에서야 막히고 답답했던 것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기대도 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위원들의 압박과 부담감도 크리라 생각한다”며 “많은 시간, 무수한 고통과 인내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시고 압박감을 잘 극복하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활동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