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환자 조롱글 내사 착수
문제글 모두 삭제돼
구속 전공의 모금도
의사들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환자 조롱글에 대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2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환자 조롱 인터넷 게시글 30개에 대해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환자 조롱글에 대해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글에는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는 등의 글을 적었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이 문제가 된 글들을 확인한 결과 현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 디지털 흔적을 복구해 작성자를 추적할 계획이다.
다만 글을 작성해 게시한 사람들이 법을 위반했는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김 청장은 “특정인을 지칭한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적인 법리 검토를 거쳐 수사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 명단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명단이 올라와 있는 해외 사이트 접속정보를 링크한 사람들을 스토킹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추적 중이다.
김 청장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1일 사이 링크를 공유한 3명을 특정했다”며 “집단적 조리돌림 행위는 악의적으로,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사직 전공의 A씨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의사들이 A씨를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의사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씨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송금했다는 인증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A씨 구속으로 집단행동이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는 “의사를 악마화해 여론을 정부쪽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해 날을 세웠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