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워지는 가을태풍, 피해도 커

2024-09-24 13:00:33 게재

기후 두뇌집단 ‘넥스트’ 분석

기후변화 영향으로 각종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여름태풍보다 가을태풍 피해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흔히 여름태풍이 더 위험할 거라는 통념을 깨는 결과다.

20∼21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땅꺼짐· 산사태·낙석·정전사고가 발생했고 일부 주민들은 긴급히 집을 떠나 대피했다. 이틀간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남 창원 도심은 물바다로 변하며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200㎜ 넘게 내린 부산에서는 깊이 8m가량의 대형 땅꺼짐으로, 차량 2대가 빠지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열대저기압으로 변한 태풍 풀라산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는 강풍까지 불면서 가로수가 뿌리째 뽑혔고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겼으며, 산사태와 낙석·정전도 잇따랐다. 철도와 여객선 운항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강원에서는 등산객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24일 기후·에너지 두뇌집단 ‘넥스트’는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 본격적인 태풍피해는 가을부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행정안전부가 발간하는 재해연보에서 자산피해가 집계된 경우를 피해태풍으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라 계절별로 발생횟수와 피해복구액을 나눈 결과, 여름태풍은 47%(20회)가 피해로 이어졌다. 가을태풍은 75%(18회, 전환기 태풍 포함)가 피해를 남겼다.

피해복구액 측면에서도 가을태풍의 위세가 압도적이었다. 최근 20년간 각 태풍의 피해복구액 순위를 보면 상위 1~4위가 모두 가을태풍이다. 최근 10년으로 기간을 정했을 때 전체 태풍피해복구액 4조6363억원 중 가을태풍이 원인인 경우가 4조3887억원으로 95%를 차지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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