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후원사들에 특혜 제공”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대한체육회가 마케팅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후원사들에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24일 정연욱 의원(국민의힘·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상위법에 어긋나는 자체규정을 만들고 승인 권한이 없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독점공급권(수의계약)을 얻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와 문체부는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각각 “살펴서 개선하겠다” “잘못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문체부 승인과 자체규정을 근거로 후원사 물품을 독점적으로 구매해왔다. 정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후원사들은 이를 통해 2019년 이후에만 수의계약 160여건, 금액으로 300억원에 달하는 독점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관광은 2019년 11억원에 이르는 도쿄올림픽급식지원센터 용역 등 모두 64건 82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노스페이스로 알려진 영원아웃도어는 66건 108억원에 달하는 물품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받아갔다.
2021년 대한체육회는 후원사들에게 독점공급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했다. 당시 기재부는 “국가계약법에서 후원사 독점공급권에 대한 특례적용은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문체부와 협의하라는 권고를 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대한체육회가 기재부와 사전협의를 했고 이를 토대로 조건부 승인을 했다”면서도 “승인권한 없이 협의권한뿐인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의 요구를 승인해준 것에 책임”이 있다고 시인하는 의견을 정 의원실에 보낸 바 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와 관련 “살펴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잘못을 시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