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지상전 ‘예비여단’ 소집
사흘째 공습 속 네타냐후 “안 멈춘다” … 미국·프랑스 “21일간 휴전 제안”
25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오리 고딘 북부사령관과 함께 사령부 산하 7기갑여단을 방문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북쪽의 화살’ 작전과 관련해 “상공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하루 종일 공격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레바논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헤즈볼라에 계속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우리는 기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분의 군화가 적의 영토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대규모 전초기지를 갖춰놓은 마을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고딘 사령관도 “우리는 전쟁의 새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보 상황을 바꿔야 한다”며 “(지상) 작전으로 (레바논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매우 강력히 준비해야 한다”고 해 레바논 지상작전 돌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별도 성명에서 “(레바논 접경지인) 북부 지역의 작전 활동을 위해 2개 예비군 여단을 소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저녁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려 했지만 이를 미루고 오후 8시 “우리는 헤즈볼라가 상상도 못했던 타격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힘과 책략으로 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헤즈볼라를 향해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스라엘 북부에서 피란 간) 주민들을 집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며 “이들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레바논 남부와 베카밸리 지역을 광범위하게 폭격해 헤즈볼라 대원들과 무기 저장고, 로켓 발사대 등 총 280여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헤즈볼라 정보조직 시설 60곳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모사드 본부에 대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약 25㎞ 떨어진 케세르완 산악 지역의 마이스라 마을에 로켓 2발이 떨어져 1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인 마이스라는 헤즈볼라의 거점 중 하나로,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에서 이곳이 폭격당한 것은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 51명이 사망하고 22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북쪽의 화살’ 작전을 개시한 23일부터 사흘간 모두 615명이 숨지고 2000명 넘게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 세례에 맞서 이란의 또다른 대리세력인 이라크내 친이란 무장세력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이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IRI는 이날 이스라엘 최남단 항구도시 에일라트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8시 20분께 에일라트 동쪽에서 날아오는 드론 2대를 포착했으며 이 중 1대를 해군의 사르5급 초계함이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IRI는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드론을 사용해 에일라트의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공격 주체임을 자처했다.
한편,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과 프랑스가 이스라엘-헤즈볼라측에 21일간 교전을 중단하는 휴전을 제안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최근 며칠 우리는 21일간의 일시적 휴전 협상을 위해 미국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만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확보하고 더 큰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 협상 참여자들을 인용, 미국 측은 최대 4주까지 교전을 중단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