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옛 전남방직부지 상가비율 축소 논란
사업자, 상가 공실우려 축소
시민협 “의무비율 어긴 특혜”
광주광역시가 4200여 세대 아파트와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옛 전남일신방직부지(임동 29만6340㎡) 안 주상복합건물 상가 의무비율(15%)을 낮추는 조정안(10%)을 도시계획위원회 상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지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16%)을 감안한 불가피 선택이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는 의무비율을 낮출 경우 개발사업자가 상가 건축비 수백억원을 절감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고 반발했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옛 전남일신방직부지 안 주상복합건물 상가 비율 조정안을 심의한다. 현행 광주시도시계획조례(72조 제5항 별표 24)는 상업지역 안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경우 전체 연면적 15%에 의무적으로 상가를 짓도록 했다. 이는 상업지역에 주거보다 상가를 더 짓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임동 등 구도심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거기능 입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상가 면적을 전체 연면적 10%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광주시와 개발사업자는 이 조항을 들어 상가 비율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관계자는 “광주시 평균 공실률을 감안할 때 상가 비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이와 별도로 시의회 요청 등을 받아 상가 의무비율을 축소하는 도시계획조례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2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시민협)는 옛 전남일신방직부지 개발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원 포인트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반발했다. 기우식 시민협 사무처장은 “상가 의무비율을 축소하는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옛 전남일신방직부지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편법을 동원해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오는 10월 14일까지 입법 예고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난 7월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옛 전남일신방지 부지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도시계획위원회 개최 시점과 함께 ‘도시계획조례 별표 24’ 적용도 논란이다.
현행 조례에서 상가 의무비율을 축소하려면 ‘도시계획위원회 통과와 주거기능 입지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 중 주거기능 입지 필요성이 논란거리다. 공업지역이었던 이곳은 지구단위계획 확정으로 아파트 4200여 세대를 짓는 주거지역(6만8825㎡)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상가지역에 주거기능 입지가 더 필요하지 않다는 게 시민협 지적이다.
상가 의무비율을 축소하면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내 주상복합건물 상가 연면적은 4만9722㎡ 줄어든다. 여기에 3.3㎡당 건축비용을 적용하면 사업비 수백억원을 절감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 시민협은 이를 1200억원 정도로 추산한 반면 광주시는 160억원 정도라고 반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하층 토목 공사비를 뺀 순수 건축비는 340만원으로 추정됐고, 공실률을 감안하면 160억원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개발사업자가 160억원을 기부채납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