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0.25%p 내리면 서울 집값 0.83%p 상승
은행권, LTV 60% 이상 대출 급증
금리 하락시 PF 연체율 1.2%p↓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집값이 오르고, 담보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을 높게 설정하면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융여건이 완화적으로 전환하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대출 건전성이 개선되지만, 금융불균형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은 1년 이후 0.43%p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서울지역 집값은 0.83%p 상승했다. 한은이 충격반응함수를 이용해 2020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주택가격지수를 추산한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LTV가 60%를 초과하는 대출잔액도 크게 늘었다. LTV 60% 초과 주담대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5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33조8000억원) 대비 16.0%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은 같은 기간 97조5000억원에서 117조8000억원으로 20.8%나 늘었다. LTV 60% 초과 대출이 늘어난 데는 △정부의 규제 완화 △실수요자 지원책 강화 △주택매수 수요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TV가 60%를 초과하면 연체율도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LTV 20% 이하면 연체율이 1.54%에 그쳤지만, 60%를 초과하면 연체율이 5.03%까지 급증했다. 상호금융기관도 20% 이하 대출은 0.52%지만, 60% 초과하면 연체율이 2.17%로 늘었다. 다만 은행권은 LTV가 40~60%까지는 연체율이 0.26%까지 늘다가, 60% 초과시 0.23%로 소폭 낮아졌다.
한편 향후 금융여건이 완화적으로 전환해 금리가 내리면 취약부문 대출건전성은 개선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 추산에 따르며,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PF 사업장의 이자부담이 내년에만 8000억원 가량 감소하고, 연체율은 1.2%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금융불안정성은 커진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부동산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 등이 예상된다”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