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사망까지 26년 걸린다

2024-09-27 13:00:02 게재

보험금융연구 논문, 은퇴 기간 과소평가 심해

2015년 이후 은퇴자를 조사한 결과 은퇴 기간이 26.45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은퇴 기간을 16.69년으로 예측해 실제와 9.76년의 오차를 보였다. 은퇴 기간이 예측보다 10년간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27일 학계에 따르면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등은 ‘은퇴 기간의 예상과 실제’ 논문을 보험연구원의 ‘보험금융연구’에 최근 발표했다.

논문은 “OECD 회원국중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이는 이유는 은퇴 기간을 무려 10년 정도나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은퇴 기간이 개인 예상보다 훨씬 더 길다는 사실과 철저한 노후 대비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인지시키는 교육이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은퇴 기간은 경제활동을 하던 개인이 은퇴한 뒤 사망할 때까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60세에 정년퇴직해 70세에 사망할 것을 예상한 A씨의 은퇴 기간은 10년이다. 하지만 56세에 퇴직 후 별다른 수입없이 74세에 사망했다면 은퇴 시기 오차 6년, 사망 시기 오차 4년을 기록한다. 실제 은퇴 기간은 예상보다 10년 늘어난 20년이다.

불안한 경제상황으로 은퇴는 빨라지고, 의료기술 발전으로 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1970년 한국의 65세 남성과 여성의 기대여명은 각각 10.2세와 14.9세였으나 2020년에는 각각 19.3세와 23.7세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노인빈곤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펼쳐졌지만 은퇴 기간의 예상과 실제 차이에 대한 오류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남성은 은퇴 시기를 잘못 예측했고, 여성은 은퇴 시기와 사망 시기 모두 잘못 예측했다. 이로 인해 남성의 오차는 8.31년이었고, 여성은 12.33년이었다.

김 교수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은퇴 기간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의미가 크다”며 “가난한 노인이 늘면 정부와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노후 생활을 지탱할 수 있는 노인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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