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참여형 게임’ 고비용저효율 논란”

2024-10-02 13:00:04 게재

"예산 20억원 투입, 21만명 구축 그쳐”

김현정 의원 “참여 이용자 관리 불가능”

보훈부 “경쟁력 인정받아 수행사 선정”

국가보훈부의 참여형 게임 개발, 운영사업이 ‘고비용 저효율’ 논란에 이어 용역업체 선정과 사업추진방식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2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국가보훈부는 입찰을 거쳐 유니크굿컴퍼니가 운영하는 실감형 게임 플랫폼(모바일앱)인 리얼월드에 지난해와 올해 게임 개발과 운영, 홍보 예산으로 10억원씩 지급했다”며 “국비를 들여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용자를 유치했음에도 국가보훈부는 정작 게임에 참여한 이용자(회원)를 관리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

국가보훈부는 유니크굿컴퍼니를 통해 전쟁기념관을 배경삼은 ‘로스트솔져’, 그리고 백범김구기념관, 유엔평화기념관, 국립5·18민주묘지,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 등 전국의 현충 시설과 보훈 장소 48곳을 소재로 한 보물찾기 형식의 ‘내셔널 트레져’ 등 독립 호국 민주를 주제로 한 게임 5종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 21만명을 확보했다.

2년간 20억원을 쓰고 21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뿐만 아니라 직접 회원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사례로 꼬집은 것이다.

김 의원은 “보훈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이용자수는 20만명 정도로 1인당 국가에산 1만원이 투입된 셈”이라며“이용자 확보에 소요된 비용의 3배이상 성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하는데, 회원DB에 대한 아무 권한이 없는 보훈부가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국비를 지원받아 이용자들을 불러모은 업체가 이익을 보는 꼴”이라며 “플랫폼 업체가 정부 예산으로 게임을 만들고 이용자들을 불러 모아 자사의 유료서비스를 권유하는 것과 같이 상업적으로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도 규제할 수 없고 개발한 게임 서비스를 몇 개월 진행하다가 중단해도 제재를 받지 않으며 지속적인 서비스 유지와 사업 성과 관리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업체 선정과 사업 추진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특정 플랫폼에 맞춰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다른 플랫폼에 적용하기 어려워 이미 개발한 게임들을 서비스하려면 특정 플랫폼에 계속 의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업을 위탁받은 유니크굿컴퍼니의 경우 매출규모가 10억~20억원대로 알려져 국가보훈부 게임 개발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가보훈부는 이와 관련 “이 사업은 정부 플랫폼을 구축하는 정보화사업이 아니라 일정 기간 게임형 서비스 및 이벤트를 제공하는 용역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유사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는 경우 실질적인 이용자 확보나 홍보가 어려워 유명무실화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자체 플랫폼 구축보다는 이미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갖춘 업체를 활용해 파급력 있는 보훈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업체는 그간 정부·지자체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해 온 노하우와 보유 플랫폼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수행사로 선정되었다”며 “매년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준규·정재철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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