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새로운 사이버부대 창설 논란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후 창설추진
인력확보, 기존 기관과 중복 논란
인도네시아는 최근 육군, 해군, 공군과 함께 네번째 군 병과로 사이버 부대인 앙카탄 시베르(Angkatan Siber)를 창설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이 모두 이 계획을 지지했다.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 타임스 2일 보도에 따르면 부대 창설은 지난 9월 23일 하디 찻잔토 정치·법률·안보조정부 장관이 이 부대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하디 총리는 의회에서 “사이버 전쟁은 대리전쟁, 비대칭 갈등, 선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필요로 한다”며 사이버 부대 창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로운 부대를 설립하기로 한 결정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당한 후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졌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6월말 사상 최악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해커집단에 의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정부기관의 공공서비스가 대부분 중단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출입국 관리 서비스가 며칠 동안 마비돼 입국 지점에서 몇 시간 동안 줄을 서거나, 경찰관들이 여행자의 세부 정보를 수동으로 기록해야 했다.
전국적인 헤드라인을 장식한 또 다른 사례는 9월 중순 위도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장관들을 포함한 600만명의 인도네시아 납세자 식별 번호가 ‘다크웹’에 매물로 나온 사건도 있었다.
2023년 5월에도 해커그룹이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은행인 샤리아 인도네시아 은행의 1500만명 이상의 고객과 직원의 개인 정보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건이 군대 내 사이버 부대의 필요성을 촉발시켰다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드버트 가니 수리야후다야 연구원은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의 사이버 방어 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사이버 보안 역량을 기준으로 세계 20대 경제 대국의 순위를 매긴 것이다.
사이버 부대를 창설하면 국익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고 CSIS의 수석 연구원인 벨사자르는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이번 조치는 사이버 작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대전에서 경쟁력과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적절한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그 효과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로데베이크 프라이드리히 파울루스 하원 부의장은 적절한 자금 지원 없이는 사이버군이 “이들을 지원할 기술이 없는 인적 자원으로만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단순히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어려운 일”이고 “그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이미 2017년에 설립된 사이버 대응 조직인 비비에스엔(BSSN)이 있다. 레너드 박사는 “당분간은 BSSN의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독립적인 제4군이 아닌 육군, 공군, 해군 등 각 군 내에 사이버 부대를 구축하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