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윤 대통령에 “온전치 못한 사람”
“핵보유국 앞 군사대응 언급”
“괴뢰” 지칭하며 실명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하면 정권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윤석열 괴뢰”라고 지칭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괴뢰가 기념사라는 데서 시종 반공화국 집념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피해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장황한 대응 의지로 일관된 연설문을 줄줄이 내려읽었다”면서 “이는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 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 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호전적 객기를 려과없이 드러내보인 것은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세력이 바로 저들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극도의 미련함과 무모함에 빠진 적들이 ‘만약’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신심’에 넘쳐 한발 더 나아가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핵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무슨 수사적 위협이 아닌 세인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물리적 파괴력에 대한 현실적인 예측”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한 것은 2022년 7월 이른바 전승절 연설 이후 2년여 만이다. 그는 연설에서 윤 대통령을 직책 없이 호명하며 “윤석열이 집권 전과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