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되자 시장개입 줄고…외환보유액도 증가세 전환

2024-10-07 13:00:09 게재

올해 상반기 76억달러 내다 팔아

최근 2년 반, 700억달러 매도와 대비

외환보유액, 지난해 저점찍고 증가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당국의 시장개입도 줄고 외환보유액 감소세도 멈췄다. 올해 상반기 환율이 한 때 달러당 1400원에 육박하면서 2분기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가 늘기는 했지만, 최근 2년여 기간의 추세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달러 순매도세가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도 급감하던 데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외환시장 순거래액은 57억9600만달러 순유출을 보였다. 올해 1분기(-18억1500만달러)에 비해 순유출액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외환시장에서 76억1100만달러를 내다팔았다. 외환시장에서 유출이 많았다는 점은 당국이 환율 안정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사들였다는 의미이다.

이에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5월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외환시장 개입은 올해 2분기 환율이 달러당 1400원에 육박하는 등 줄곧 1300원대 후반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와 한은은 환율을 1300원대 초반대에서 안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시장안정화를 위한 조치는 최근 2~3년새 급격한 환율 불안과 이에 따른 대규모 달러 매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이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3분기(-71억4000만달러)이후 지난해 말까지 2년 반 동안 695억달러를 시장에서 내다 팔았다. 지난해 4분기(19억9000만달러) 순유입을 빼면 이 기간 동안 9분기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대규모 달러 순매도는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2021년 초 1080원대였던 환율은 같은 해 하반기 들어 1200원대를 돌파한 이후 2022년 하반기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최근 3년여 안팎 환율 변동성은 30% 넘게 출렁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도 꾸준히 줄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4128억7400만달러까지 감소해 역대 최대 수준이던 2021년 10월(4692억1000만달러)에 비해 불과 2년 만에 563억4000만달러나 급감했다. 이후 외환보유액은 매달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지만 추세적으로 소폭 늘어나는 흐름이다. 환율이 안정화되면서 달러 순매도가 줄고, 자산 운용수익과 기타 통화로 보유한 외화자산 가치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이 7일 발표한 ‘2024년 9월 말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99억7000만달러로 전달(4159억2000만달러)보다 40억5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데다,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는 다른나라와 비교가 가능한 올해 8월 말 기준(4159억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882억달러로 가장 많다. 이어서 일본(1조2357억달러)과 스위스(9154억달러), 인도(6822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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