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건희 국감’ 총공세, 여 ‘민생국감’ 맞불
민주 “어게인 2016년” 국민의힘 “사방 지뢰”
10.16 재보선 겹쳐 ‘심판국감’ 강대강 불가피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정국 주도권을 놓고 ‘강 대 강’으로 강도 높게 맞붙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무더기 의혹들과 함께 윤석열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집요하게 파고들 예정이다. 수세에 몰린 여당은 민생국감을 앞세워 야당 공세에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워놨다. 국정감사 중간에 결과가 나오는 10.16 재보선은 국정감사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7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이번 국정감사는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국정 실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의 2년 6개월, 그 오만과 독선의 폭주를 끝장내고 무너진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를 되찾겠다”고 했다. “의료대란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줄도산 등 민생을 되살리고,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부정 비리 의혹을 끝까지 파헤치는 ‘끝장 국감’을 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준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방아쇠로 작용했던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인 ‘2016년 국감’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회 교육위에서는 이화여대 현장 국정감사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민주당은 “법사위 국토위 교육위 운영위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논문표절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각 상임위에서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각도에서 반복, 집요하게 접근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생 국감’을 외치면서도 야당 공세에 맞서는 ‘맞불 국감’을 준비 중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6일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도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지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장동 개발 특혜·대북송금·법인카드 유용 의혹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논란 등을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은 ‘맞불’ 의지를 내세우지만,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다. 윤석열정부가 공격 당할만한 허점을 많이 노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는 6일 친한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국감 기간에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을 조금 더 지켜보고 대응 방안을 결정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야권 공세에 사실상 무방비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감에서) 우려했던 악재는 더 나올 것 같지 않다”면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녹취록이 추가로 나올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 의원은 “사방이 지뢰다. 어디서 무슨 녹취가 나올지 알 수가 없다”며 “대통령실에서는 여당이 (야당 공세를) 무조건 막아달라지만, 당에서 막아줄 수 있는 선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에서는 국감 뒤 당내 정치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부부를 대신해 야당과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정치적 변심’을 할 것이란 얘기다. 친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의원들을 방패막이로만 써먹는다면, 범윤이나 중도의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등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감기간 중 결과가 나오는 10.16 재보선도 국감 전황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 교육감과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가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을 지난 총선에 이은 ‘2차 정권심판’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준규·엄경용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