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알룸나이 채용 확대하는 일본기업
최근 일본기업에서는 ‘알룸나이(Alumni)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알룸나이는 졸업생·동창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사영역에서는 정년퇴직자 이외의 이직자(중도 퇴사자)나 OB(졸업생 남자 선배), OG(졸업생 여자 선배)를 부르는 말로도 사용된다. ‘알룸나이 네트워크’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이전에 같은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들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알룸나이 네트워크가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기업에 인재 확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본기업의 최대 과제인 '인재확보' 통로로 활용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2024년 2월 14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12개 기업이 알룸나이 네트워크를, 19개 기업이 알룸나이 채용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알룸나이 네트워크 구축의 장점은 첫째, 알룸나이와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효과적인 인재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구감소와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라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에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외부 인재 확보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이노베이션 창출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전 직원인 알룸나이는 업무에 필요한 기술과 인맥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 문화와 사내규칙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기업에 복귀해 일할 경우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둘째, 기업 직원과 외부에서 활동하는 알룸나이가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정보교환을 통해 직원들은 알룸나이로부터 새로운 발상과 사고방식을 배우고 이를 사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직 경험이 없는 직원들은 외부에서 바라본 회사의 장점과 개선사항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게 된다.
셋째, 기업은 알룸나이의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평가와 의견을 받아들여, 조직을 개선하고 직장의 매력을 높여 직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 기업과 알룸나이가 정기적인 정보 교환 및 행사 등을 통해 네트워크 내에서 좋은 관계를 구축 및 유지함으로써 협업 및 비즈니스 연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섯째, 기업이 알룸나이 네트워크나 알룸나이 채용을 위해 노력을 하게 되면 채용 브랜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취업활동을 하는 학생들 중에는 몇년 후 이직을 하나의 선택지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입사할 기업을 선택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이런 학생들은 알룸나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거나 알룸나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의 태도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또한 알룸나이 네트워크의 등록자수가 많고 알룸나이 채용 실적이 많다는 것은 알룸나이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확고한 증거가 되어 채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심각한 한국에도 알룸나이 채용 시사하는 바 커
리쿠르트가 기업을 대상으로 알룸나이 채용을 대행하는 서비스 '알루미(Alumy)'의 경우 지원자의 70%가 퇴직 후 4년 이내에 전 직장에 지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직 시장이 확대되면서 알룸나이의 대상이 기존 40~50대에서 지식이 있고 현장에서 실무에 종사하는 20~3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기업이 알룸나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면 퇴직한 젊은 층이나 중견사원을 향후 다시 채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단 알룸나이 채용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기존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지 않도록 공평성이 높은 채용규칙을 설정하는 등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일본 이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한국의 상황에서 일본의 알룸나이 채용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일본 기업 알룸나이 채용의 향후 동향에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