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피해 3만4140㏊ 농업재해 인정
여의도면적 118배 피해
11월까지 지원금 교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벼멸구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피해조사는 21일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달초 기준 벼멸구 피해를 본 전국 농지는 3만4140㏊로 여의도 면적의 11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이 약 2만㏊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전북이 7100㏊, 충남 1700㏊, 경남 4200㏊, 기타 지역 1500㏊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벼멸구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되면 피해규모에 따라 농약대 대파대 생계비 농업정책자금 상환을 연기하고 이자를 감면할 것”이라며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금리 1.8%의 재해대책경영자금 융자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벼멸구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6~7월 남서풍을 타고 옮겨오는 해충으로 한국에서는 남서 해안 지역에나타나 피해를 일으킨다. 나타나는 시기가 빠른 해에는 6월 하순부터 발생해 3세대를 경과하면서 증식한다. 볏대 아랫부분의 즙액을 빨아먹어 벼가 쉽게 쓰러진다.
피해를 입으면 잘 자라지 않고 심하면 벼가 말라죽는다. 피해시기에 따라 수량이 감소하며 쌀 품질도 떨어진다.
국내에서 벼멸구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피해조사와 함께 처음으로 농업재해 인정 절차를 밟았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송 장관은 “(벼멸구 재해 인정에 따른) 지원금 교부는 11월에 완료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저품질 쌀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벼멸구 피해 벼와 9월 호우에 따른 수발아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또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손해평가를 거쳐 수확 감소분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할 예정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