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시의회 극한 대립
단식농성에 삭발식까지
타협·협치 사실상 실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의 추경예산안을 둘러싼 세종시와 시의회의 마찰이 극한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와 시의회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추경예산안을 놓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11일로 예정돼 있는 시의회 본회의에서도 타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8일 최민호 세종시장은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3일째를 맞았고 여당인 국민의힘측은 이날 오후 소속 세종시의원 등의 삭발식을 강행할 예정이다. 반면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삭감’을 결정하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둘러싼 세종시와 시의회의 마찰은 이미 당대당 대결로 치닫고 있다. 실제 최 시장의 단식 강행 이후 국민의힘측 인사들이 대거 최 시장을 방문·격려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당론으로 ‘삭감’을 못박은 상황이다.
현재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양측의 주장과 행동이 점점 정교해지고 강도를 더하고 있다. 세종시는 이미 중앙정부 검증까지 끝난 국제사업을 중단시킨 예는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세종시의회는 정원도시 성공을 위해선 국제박람회보다 지방정원에서 국가정원으로 이어지는 단계적·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충식 세종시의회 국힘 원내대표는 “타협을 하면 좋겠지만 현재는 어렵다”면서 “삭발식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옥 세종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일정을 연기한다면 논의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입장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초강경 조치에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 수단까지 동원할 만큼 큰 사안이냐는 것이다.
성은정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시민사회가 나서 얼마나 양측에 울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