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전기차에 관세…중국 보복조치 취하나
브랜디, 돼지고기, 유제품 가능성 높아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양측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서 중국이 EU 브랜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바 있고, 돼지고기와 유제품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만큼 이들 품목에 대한 보복 조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EU 회원국들이 진행한 중국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투표가 가결됐다. 이날 투표 가결로 기존 일반관세 10%에 더해 최종 관세율은 17.8~45.3%가 되며 최종관세율은 이달 31일부터 5년간 적용된다.
투표 결과가 나오자 중국 상무부는 “관세가 유럽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의 신뢰를 흔들 것”이라면서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글로벌 무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아시아 기반 비영리 단체인 힌리히재단의 무역 정책 책임자인 데보라 엘름스는 돼지고기와 유제품과 같은 주요 부문에 대한 추가 조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관세 반대’에 투표한 국가들은 더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 투자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EU산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이것이 관세로 이어질 경우 투표에 기권(기권은 사실상 찬성의 의미)한 스페인과 찬성표를 던진 덴마크, 네덜란드의 주요 공급업체에 영향이 집중될 수 있다.
유제품도 비슷한 위험에 처해 있다. 중국 전기차 관세에 찬성한 네덜란드, 프랑스, 아일랜드는 이 품목에 대한 주요 수출업체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코냑 생산업체들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은 EU산 브랜디 조사에서 덤핑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유럽과의 무역 긴장 완화 노력의 일환으로 임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EU와 중국은 관세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관세 대신 수출 가격과 물량을 통제하는 매커니즘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중국은 관세가 채택되면 EU가 중국 전기차 기업의 투자를 잃고 자국 자동차 산업을 혁신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국영 언론은 7일 양측이 새로운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유럽이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 무역 및 정책을 연구하는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헨리 가오 법학 교수는 “현재로서는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다소 낮다”면서 “만약 회담이 실패한다면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이 있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