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실업급여 반복수급 통계 20%나 부풀려져
박정 민주당 의원
“고용부 개편안, 단기고용구조 외면”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실업급여 반복수급 현황 자료가 중복 계산되는 등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부의 실업급여 부정수급 개편안은 단기고용 구조를 외면하고 반복수급을 모두 부정수급으로 취급해 노동 취약계층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파주을)이 실업급여 반복수급 현황에 대한 고용부 제출자료와 국가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통계청이 관리하는 국가통계는 신청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반면 고용부는 연도별 수급을 기준으로 통계를 관리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중복 계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기준 반복수급 현황을 보면 고용부 자료는 국가통계자료보다 3회 이상의 경우 2만2000명, 20% 정도 더 많다. 3회는 19.2%, 4회는 22.2%, 5회 이상은 21.4%가 더 많이 포함됐다. 2024년 기준으론 3회 이상은 42%, 3만4000명이 더 많았고 5회 이상은 50%가 더 많았다.
박정 의원실은 “2024년의 경우 고용부는 7월까지, 국가통계는 6월까지 자료로 고용부 수치에 한달이 더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차이는 심각하다”면서 “또 신청자 모두 실업급여를 수급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박정 의원은 “정부가 7월 발의한 실업급여를 감액하고 대기기간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우리 사회의 고용관행을 고려하지 않고 반복수급을 모두 부정수급으로 취급해 노동 취약계층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년 미만으로 채용하고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으려 3개월 6개월 11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하는 고용관행이 만연한 상황에서 5년 내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급하면 수급액을 감액하겠다는 정부의 개정안은 노동 취약계층을 더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2023년 청년층 고용노동통계를 보면, 15세에서 29세까지 청년 40.8%는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0.9개월로 나타났다. 정부 개정안대로 된다면 청년 10명 중 4명 이상은 5년 내 3회 이상 실업을 경험할 확률이 높고 수급 이유와 상관없이 일정 횟수만 채워지면 부정수급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고령층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통계청과 고용부에 따르면 60세 이상 68.7%가 비정규직이고 실업급여 수급자 10명 중 3명이 60세 이상이다. 특히 노령층에서는 3개월짜리 단기계약이 다수다.
한편 고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현재 실업급여 3회 이상 반복수급자 비율은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회 반복수급은 5만9000건으로 4.6%, 4회는 1만3000건으로 1%, 5회 이상은 1만건 0.8%에 불과했다.
박정 의원은 “단기계약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왜곡된 고용구조는 나 몰라라 하고 반복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 취약계층을 모두 부정수급, 도적적 해이로 낙인찍고 급여액을 감액하는 건 이들을 더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왜곡된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실업급여 부정수급 적발과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으로 노동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남진 이명환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