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 청년인재양성

일학습병행 학습근로자 70%, 학습기업에 남았다

2024-10-11 13:00:03 게재

직능연 이슈브리프 “교육훈련, 이직결정의 중요한 요인” … 고용·임금에도 긍정적 효과

일학습병행은 기업이 청년을 채용해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동시에 제공하는 제도로 독일 스위스 등의 아우스빌둥(이원화 직업훈련)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계한 ‘한국형 도제훈련’이다.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우수인력을 공급하고 청년에게는 직무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은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자체 육성하고 근로자는 불필요한 ‘스펙’을 대신 선취업 뒤 필요한 직무능력을 현장에서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교단계에서 학교(이론 및 기초실습교육)과 기업(현장실무)을 오가며 국가직무표준(NCS) 기반교육을 실시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와 이 도제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전문대 등과 연계해 실시하는 중·고급 수준의 기술훈련과정인 P-TECH(재직자)가 있다. 또 P-TECH 이후 4년제 편입 또는 전문대 심화 등과 연계해 상위자격(L5 이상)으로 성장 경로를 제공하는 ‘경력개발 고도화’ 과정이 있다. 일학습병행에는 2014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2만1210개 기업과 15만5309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

1일 열린 ‘2024년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는 △학습기업 △학습근로자 △기업현장교사 △공동훈련센터 △공동훈련센터 전담자 등 5개 부문에서 210건의 사례가 접수돼 부문별 12건 등 총 60건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부문별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상,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자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상이 각각 수상됐다.

일학습병행 학습근로자의 70%가 학습기업에 재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훈련이 학습근로자의 이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이슈브리프를 통해 일학습병행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한 학습근로자 1619명(X세대+기성세대 267명, M세대 411명, Z세대 941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일학습병행 실태조사’를 토대로 ‘일학습병행 학습근로자들의 세대별 이직 결정요인’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통계청의 분류 기준에 따라 ‘X세대+기성세대’는 1979년 이전, M세대는 1980~1995년, Z세대는 1996~2010년 초반 출생자로 나뉜다.

분석에 따르면 학습근로자의 69.3%가 일학습병행 교육훈련 과정 이수 후 계속 학습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업으로 이직은 30.7%였다.

세대별로 보면 Z세대의 이직률이 40.2%로 가장 높았다. M세대는 18.2%, X세대+기성세대는 16.5%로 각각 집계됐다. 동일 직종의 다른 기업으로 이직은 Z세대(18.5%), X세대+기성세대(10/5%), M세대(10.0%) 순이었다. 다른 직종의 다른 기업으로 이직은 Z세대(21.7%)가 가장 높았고 M세대(8.3%), X세대+기성세대(6.0%)가 뒤를 이었다.

모든 세대가 더 좋은 조건에서 근무하기 위해 이직하는 경우가 4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로변경(20.7%), 근로여건 불만(18.3%) 순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Z세대가 48.4%로 M세대(38.7%)와 X세대+기성세대(36.4%)에 비교해 비율이 높았다. 진학(유학 포함) 공무원 등 자격증 시험준비 등으로 이직은 Z세대 위주로 나타났다.

학습근로자가 직장내 교육훈련(OJT)에 불만족할 경우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OJT 내용 및 기업현장교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OJT 기업현장교사 역량이 낮을수록, M세대는 OJT 기업현장교사 역량이 낮거나 OJT 내용이 적절하지 않을수록, X세대+기성세대는 OJT 내용이 적절하지 않을수록 각각 이직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가 어릴수록 OJT를 담당하는 기업현장교사에 대한 만족도가, 연령대가 높을수록 OJT의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이직에 더 영향을 미쳤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직능연 전성준 전문연구원과 문상균 부연구위원은 “Z세대와 M세대는 기업현장교사의 역량, M세대와 X세대+기성세대는 OJT 내용이 실제 이직으로 이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기업은 이러한 세대의 특성을 참고해 OJT를 운영하고 직무와 조직과 관련한 학습근로자의 이직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8월 직능연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학습병행이 고용과 임금에 매우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학습별행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한 학습근로자가 5년 뒤에도 동일한 산업에 종사할 확률은 참여하지 않는 재직자보다 17.6% 더 높았다.

월평균 임금 분석에선 일학습병행 이수자가 전체 평균보다 13.3%, 특히 만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15.4%의 임금상승 효과를 보였다. 도제학교 수료생이 일반 특성화고 졸업생보다 5년 후 취업돼 있는 확률도 8.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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