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안 ‘빵’의 전쟁…선점 경쟁 치열
‘성심당’ 대전시 기선제압
천안 “동네빵집으로 승부”
‘빵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시와 충남 천안시가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오는 12~13일 천안종합운동장 일원에서 ‘2024 빵빵데이 천안’을 개최한다. 올해 4회째인 빵빵데이는 천안시와 제과협회가 주최·주관하며 지역 농축산물을 이용한 ‘건강한 빵’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올해 천안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긴 빵빵데이에선 빵 체험부터 빵 작품 전시, 이벤트와 지역기업 부스 등을 즐길 수 있다. 빵 마켓에는 올해 50개의 지역 대표 업체들이 참여한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65세 이상 어르신만을 위한 호두과자 굽기 프로그램이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쿠키만들기 체험, 반려견을 위한 반려견 빵 만들기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빵’을 통해 지역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안에 앞서 지난달 28~29일 대전 소제동 카페거리와 대동천 일원에서 열린 ‘2024 대전 빵축제’는 행사기간 14만명이 방문하는 등 전국적 화제를 모았다.
4회째인 올해 ‘대전 빵축제’엔 성심당을 비롯 대전지역 71개 빵집과 전국 유명 빵집 10개가 참가했다. 대전 빵 축제 역시 체험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통해 대전이 전국적인 빵의 도시임을 입증했다”면서도 “올해 문제가 됐던 교통편의와 주차, 대기동선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충남 천안시는 각각 ‘빵의 도시’를 내세우며 2021년부터 동시에 빵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성심당’의 역할이 컸다. 성심당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지역 내 다른 빵집까지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빵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천안시는 지역의 명물 호두과자가 계기가 됐다. 호두과자는 1934년 만들어진 대한민국 빵 역사의 효시와 같은 존재다.
이들 도시는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 등 물류망 중심에 위치해 있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구호물자였던 밀가루 집결지였다는 얘기다. 여기에 타 지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2021년 이전만해도 비슷했던 두 도시의 인지도는 최근 불고 있는 ‘성심당 신드롬’으로 대전에 기울어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심당은 대전시 전체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하지만 천안시는 대전과는 다른 천안만의 특성을 강조한다. 천안시 관계자는 “물론 우리도 뚜쥬르 등 전국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빵집이 있지만 우수한 기술력에 기반해 작지만 다양한 동네빵집을 중심으로 ‘건강한 빵의 도시’ 명성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