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발전소 기름유출·토양오염 잇따라
기준치초과 발암물질 검출
허종식 “재생에너지 도입”
인천 옹진군 백령도발전소 안팎에서 발암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 이상으로 잇따라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발전소를 증설하기 위해 2021년에 매입한 남포리 일원 토지에서 기준치(2000㎎/㎏)를 초과한 3601㎎/㎏의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지난해 3월 보강토 옹벽 굴착작업 중 오염토를 발견해 정밀조사한 결과 349㎥ 토양이 오염된 것이다. 한전은 11월 정화공사에 착수해 올해 5월 오염토 정화를 마무리했지만 증설공사는 여전히 중지된 상태다.
1만5000㎾(디젤엔진 8대) 발전설비를 구축한 한전은 증설사업을 통해 2만1000㎾까지 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령도발전소에 대한 토양오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발전소 부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2864㎎/㎏의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되는 등 최근 5년 동안 네 차례나 오염토가 발견됐다.
한전은 2020년 10월 연료이송 배관에서 기름 누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2021년 정밀조사에 나선 결과 211㎥ 상당의 토양이 오염된 것을 확인했다. 2023년 7월에는 주민들이 요청한 발전소 주변 토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했는데, 3273㎥의 토양이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옹진군은 내년 6월 말까지 오염토 정화를 명령했다. 이에 한전은 이달 말부터 오염토 정화와 폐송유관 철거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전이 위탁 관리하는 전국 65개 도서지역 발전소 중 인천 백령도발전소가 유일하게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곳이다. 1996년 백령도발전소가 건설된 이후 2012년 11월 배관 용접부에서 구멍이 발생해 기름이 처음 유출된 이후, 2018년 10월(용접부 구멍), 2020년 10월과 2021년 7월에는 용접부가 아닌 배관에 구멍이 발생하는 등 네 차례에 걸쳐 유출 사고가 났다.
허종식 의원은 “언제까지 육지에서 백령도까지 기름을 실어나르는 방식으로 발전소를 운영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번 기회에 도서지역 발전소에 대한 운영 방안을 점검하는 한편 백령도에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