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소속교수 근태관리 소홀로 단과대학장 징계 ‘부당’”
대학, 교수 정직처분후 단대학장도 징계
법원 “대리 수업, 휴·보강 보고 못 받아”
조선대학교가 소속 교수의 수업 불성실을 이유로 단과대학장을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학교법인 조선대학교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조선대는 2022년 3~4월 감사 결과,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A 교수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6학기에 걸쳐 학부 및 대학원 수업을 여러차례 조교나 연구교수에게 대리 수업시킨 사실을 적발했다. 조선대는 A 교수에 대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처분을 했다.
또 조선대는 당시 B 공과대학장(현 응용화학소재공학과 교수)에게도 감봉 1개월 처분을 했다.
B 학장은 2019년 2학기부터 2021년 1학기까지 4학기 동안 공과대학장을 역임했는데 “재임 중 A 교수 수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불복한 B 교수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에 대학교의 징계처분 취소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는 지난해 5월 “B교수의 관리·감독 소홀로 A 교수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업무를 태만해 A 교수의 비위행위를 방관했다고 볼 수 없다”며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자 대학교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B 교수가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소청심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 교수가 공과대학장으로 재직할 당시 공과대학 소속 교수의 수가 100명이 넘고, 개설강좌 수도 2021년도 기준 441개에 달했다”며 “수업 운영 관리와 수업 모니터링 등 기본적인 학과 운영에 대한 관리 의무는 학과장에 있는데, A 교수가 소속된 기계공학과장은 B 교수에 A 교수의 대리 수업에 대해 보고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B 교수가 여러 차례 학생회와 간담회를 가지고 학과장과 회의하거나,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평가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검토도 했으나 그중 A 교수의 대리수업과 관련한 문제제기는 없었다”며 “(A 교수의 불성실을) 알지 못한 것에 B 교수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교수가 학교 측에 대리수업 및 휴·보강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 B 교수는 대리수업 진행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