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도 부동산 투자 제한적
서울 주택공급 부족한데다 대출규제 영향 … 장기적으로는 매매시장 확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가라앉던 부동산시장 투자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경우 공급이 극히 제한돼 있는데다 가계대출규제 등으로 단기간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서울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8월 고점을 찍은 후 점차 둔화되고 있다. 10월 첫째주 전국 아파트값은 0.01% 올라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도 7월에는 12억3096만원에서 8월에는 12억528만원, 9월 다시 11만5006만원으로 내려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3년2개월 만에 내린 기준금리가 서울지역 매매거래에는 당분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주택담보대출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과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11일 기준 연 3.990~5.780% 수준이다. 7월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1.150%p 높아졌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710~6.500%)의 하단도 0.750%p 올랐다. 이미 주담대 금리가 올라간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매매시장을 확대시킬 가능성은 남아있다. 2020년 기준금리가 1.25%에서 두차례 인하해 0.5%로 낮아지면서 주택 거래량이 약 30% 증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격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며 “지난달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 이후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면서 거래량 역시 당장 증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로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는 임대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이자 대비 임대수익률이 높아져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5% 아래로 떨어질 경우 예금 수익보다 부동산임대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5월 8510건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 8월 6654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가격은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1월 104.05에서 오름세를 이어가며 8월에는 104.88로 집계됐다. 평균 월세가격도 올해 1월 75만9000원에서 8월 76만9000원으로 올랐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