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가격 오르면서, 보험료 인상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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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물가상승률 초과
자동차 부품가격이 오르면서 대물보상손해율이 대인배상손해율을 크게 앞질렀다. 수리비가 물가상승률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선임연구위원과 천지연 연구위원은 14일 KIRI리포트에 실린 ‘자동차 부품비 증가의 영향과 개선 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인배상손해율은 2023년 분기별 67.5~76.3%를 기록했다. 대물배상손해율은 지난해 1분기 67.8%에서 4분기 85.1%로 껑충 뛰었다. 자기차량 손해율 역시 74.6%에서 85.6%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23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2.3%였지만 대물배상과 자기차량 손해 사고당 손해액은 연평균 5.4%, 4.7%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외산차 증가와 국산차의 고급화 대형화, 부품 모듈화, 친환경 차량 증가 등이 보험료 상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차량수리비는 부품비와 공임비 도장비로 구성되는데, 부품비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특히 주요 외산차 범퍼가격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2년 13.8%를 기록해, 소비자물가상승률 5.1%의 두배를 넘어섰다.
외산차 비중은 2016년 7.5%에서 2024년 7월말 기준 13.3%로 늘었다. 운행 중인 차량 10대 중 1대 이상이 외산차량이라는 이야기다. 외산차의 건당 차량수리비 보험금 지급액은 국산차량 지급액의 2.6배. 이중 부품비만 추출해서 비교하면 3.7배나 더 많이 지급됐다.
부품 모듈화 역시 수리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외산차의 라이트 커버가 깨질 경우 수리비는 20만원선. 하지만 모듈단위 헤드라이트를 교환하면 180만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부품 재고가 없어 차량 수리기간이 늘면 보험사가 지불할 차량 렌트비도 늘어난다.
친환경 차량 증가도 부담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전체를 교환할 경우 3000만원 이상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연구진은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 등 차량수리와 관련된 담보의 손해율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차량부품 재고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차량 제조사의 부품 의무 공급기간을 8년으로 하고 있지만 외산차를 중심으로 재고 관리가 소홀해 수리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대체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품질인증부품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2022년 상반기 품질인증부품 환급특약이 이뤄진 것은 7건에 불과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