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K-푸드·K-소부장, 일본 열도 달궜다

2024-10-14 13:00:01 게재

코트라 ‘도쿄 한류박람회’ 개최 … “한국제품 선호도 높아”

1대1 상담회 계약금액 580억원, 제품전시회 3만명 몰려

“K팝을 통해 한류에 입문했고 갈수록 관심이 커져 한국인의 화장법을 검색하다 K뷰티와 K푸드까지 찾게 됐다.”(피노코, 40대 여성)

“일본 소비자들에게 한국제품은 선호도가 높다. 호텔에 한국 화장품이나 음식을 비치해두기만 해도 소비자들은 큰 매력을 느낄 것이고 우리 브랜드 파워도 높일 수 있다.”(탄타노 켄지 쓰쿠바호텔 컨설턴트)

우리나라의 뷰티·푸드·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제품이 일본 열도를 후끈 달구고 있다. .

12~13일 일본 최대 공연장인 도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내 커뮤니티아레나에서 열린 한류박람회 모습. 사진 이재호 기자

◆한복입기 체험관·즉석라면 조리코너 눈길 = 12~13일 일본 최대 공연장인 도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내 커뮤니티아레나에서는 ‘2024 도쿄 한류박람회’ 행사중 한국제품 전시 및 한류이벤트가 열렸다.

4500㎡(약 1360평) 규모에 한국 화장품 식품 핫플레이스 등의 주제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틀동안 3만여명이 찾았다.

행사장 곳곳엔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자주 찾는 압구정로데오거리, 한남플래그십스토어, 홍대한류놀이터, 성수문화의 거리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을 세워놓았다. 간판은 모두 한글로 돼있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K뷰티 메이크업 체험, K푸드 시식회, K푸드 쿠킹, K팝 아이돌카페, 한복입기 체험관 등이 눈길을 끌었다. 즉석라면 조리코너에는 젊은 일본인들이 수십미터 줄을 서 기다릴 만큼 인기가 높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코트라(KOTRA)가 주관하는 한류박람회는 공연 등 한류 이벤트와 연계해 우리 우수 상품을 홍보하는 수출마케팅 행사다. 2010년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올해 23회째다. 2012년 오사카 행사 이후 12년 만에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코트라는 이번 전시회에 국민체육진흥공단 현대홈쇼핑 한국관광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과 협업해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을 전시했다.

‘피트릭스’는 인공지능(AI) 아웃바디 체형분석기를 들고 나왔다. 등골격의 영상인식을 통해 신체 비율, 자세교정, 균형을 잡아주는 제품이다. 신연지 팀장은 “일본은 노인인구가 많은데다 홀로 가볍게 운동하는 무인헬스센터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일본시장 진출배경을 밝혔다.

뷰티코너에 자리잡은 ‘더프트 앤 도프트’(DUFT & DOFT)는 더퓸드 미스트를 선보였다. 이 회사 핸드크림은 국내 올리브영에서 4년 연속 베스트어워드를 수상했을 만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성은 해외영업팀 부장은 “한류전시회에 나오면서 샘플 5000개를 준비해 갖고 나왔는데 첫날에만 3500개 이상 소진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12~13일 일본 최대 공연장인 도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내 커뮤니티아레나에서 열린 한류박람회 행사에 마련된 한복체험관. 사진 이재호 기자

◆한류효과를 산업으로 확대, 수출증대 기여 = 11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다이바역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닛코 도쿄 다이바호텔 지하 1층 대연회장에서는 2820㎡(850평) 규모에서 기업간거래(B2B) 일대일 수출상담회가 진행됐다.

코트라가 주관하는 행사로 국내 소비재, 소부장 기업 128개사와 일본 전역에서 온 바이어 300여사가 참가해 1200여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액은 약 1억3272만달러(약 1794억원)였다. 국내업체와 바이어간 계약이 성사되거나 향후 6개월 내 계약하기로 결정한 금액은 4295만달러(약 580억원)에 이른다.

바이어 상담이 이어져 어렵사리 인터뷰한 ‘세이프웨어’는 인체보호 에어백전문기업이다. 아파트공사현장, 기차 및 차량 위 작업, 사다리를 이용한 활동, 하네스 작업 등을 하다 추락이 감지될 경우 인체보호 웨어러블 에어백이 작동하는 제품이다. 정도우 부대표는 “근로자 안전을 책임질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산업 중대재해에 확실한 대비책”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코레일 1000벌, 이마트 800벌을 주문하는 등 대·중소기업, 업종을 가리지 않고 찾는 기업이 늘었다. 올해는 해외시장 첫 진출로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세이프웨어는 이날 약 6시간동안 일본 바이어 9개사와 상담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전거용품 개발 스타트업 ‘디앤유’(D&U)는 자석 클릿페달을 가지고 나왔다. 기존 클릿페달은 급정거할 때나 넘어질 때 페달에서 발을 빼지 못해 다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앤유의 자석 클릿페달 제품은 신발을 자력으로 페달에 고정하도록 돕는다. 평상시에는 안전하고 편하게 페달을 가동할 수 있으며 급정거 등 돌발상황 발생시 클릿 해제가 수월하다.

김도영 대표는 “국내 특허 2건을 비롯 미국 중국 유럽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말했다.

기초화장품 제조·판매회사 뮬지오(mulgeo)는 사명이 라틴어 ‘젖을 짜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모든 제품이 우유빛이다. 뮬지오는 매일 바르는 클랜징 선크림 외에 3가지 보습제품을 보유, 기후나 계절, 피부상태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스킨케어를 선보였다. 미백과 모공개선, 일교차 클 때 겨울철이나 보습이 필요할 때 차별화한 제품이다.

엄태현 대표는 “현재 스페인 프랑스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대만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기초화장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일본 한류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일본내 7300여개 매장을 보유한 기업을 비롯해 10여건 상담을 통해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일본은 지리적 근접성과 상호보완적 경제 관계, 미래 협력의 잠재력 측면에서 한국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류박람회를 통해 한류 효과를 타 산업군으로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고 수출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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