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육 이어 인턴 실습도 파행
5개 국립대 출신 3명만 인턴 중 … 진선미 의원 “사실상 교육시스템 전체 마비”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의과대학생 출신들의 인턴 실습 역시 파행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의대증원 준비는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갑)이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남대, 제주대, 충남대 등 5개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에서 받은 자료더 보면 3명만이 연계 병원에서 인턴 실습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르면 경북대의 경우 69명이 연계 병원 인턴으로 합격했으나, 현재 1명만 실습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대도 인턴 68명 모집에 67명이 합격했으나 1명만 임용 등록을 하고 근무 중이다. 나머지는 모두 임용을 포기했다. 경상국립대 1명이 인턴 실습을 하고 있고, 전남대와 제주대는 연계 병원 인턴이 각각 0명으로 집계됐다. 9개 비수도권 거점국립대 가운데 4개 대학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의대생들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인턴으로 수련 과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련을 거부하며 인턴 실습까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대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의사 국가시험 일정이 밀리면서 의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립대는 현재 예과 1학년들이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지 못할 경우, 의사 국가시험을 당초보다 1년 미뤄 2031년 1월에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과 4학년의 경우에도 기존 2025년 1월이 아닌, 2026년 1월로 시험을 미뤄 치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9개 국립대에 통보한 의대 전임 교수 정원 가배정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 채용하기로 한 전임 교수는 총 330명이다. 이중 부산대는 가장 많은 50명을 배정받았다. 이어 경북대와 경상국립대가 각각 44명, 전남대 43명 순이었다. 각 국립대는 이달 초부터 의대 교원 채용 공고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또 정부 확정 예산안 중 9개 국립대 의대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는 1290억6600만원이다. 이중 시설 확충·보수 명목은 1252억원이며 실습 기자재 마련 등에 38억6600만원이 배정됐다. 경상국립대학의 경우 초기 교육부 신청 예산으로 43억9700만원을 산정해 제출했으나, 최종 예산은 11억6500만원으로 통보받았다.
진 의원은 “의대 교육만 멈춘 것이 아니라, 의대 인턴 실습까지 사실상 의대 교육 전체 시스템이 마비된 것”이라며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년도 국립대 의대교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규모의 지원자들이 전임교수 채용에 응시할지 예측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부는 채용 계획만 하달하지 말고 추가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정갈등 여파로 국립대병원의 평균 외래진료 대기일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병원의 분원 6곳을 더한 총 16곳의 올해 6월 기준 평균 외래진료 대기일수는 23.8일이었다.
지난 5년간(2019~2023년)의 평균치인 18.5일보다 29.0% 늘어난 숫자다. 입원 대기일수와 수술 대기일수도 각각 의료공백 이전보다 늘었다.
응급 수술과 입원이 항시 바로 가능하다고 밝힌 제주대병원을 제외한 15곳의 올해 6월 기준 입원 대기일수는 평균 12.2일이었다. 지난 5년 평균치 10.8일에서 13.5% 늘어난 숫자다.
5곳의 수술 대기일수는 15.7일에서 18.3일로 16.3% 늘었다.
장세풍 박소원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