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실적 까먹는다” 거듭된 입단속에도 ‘막말’ 논란
‘끝장국감’ 장담 야당, 논란 자초 … 여당 “윤리위 제소”
이재명, 정부측 국감 증인 발언 겨냥 “미친 것 아니냐”
매년 국감마다 등장했던 ‘막말’ 논란이 올해도 재현됐다. 여야가 국정감사 성과가 퇴색된다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 속을 시원하게 풀어드린다’던 야당 일부 의원은 사과문을 냈고, 여당은 윤리특위 제소를 통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정부측 인사의 망언성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18 북한개입설 등의 국회 답변을 지목하며 “미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22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2주차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는 의원들과 국회 증인들의 막말·망언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양문석·장경태·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민주당 막말 3인방을 징계하여 지긋지긋한 막말 정치를 근절해서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문석 의원은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의 연주가 이뤄진 것을 ‘기생집’이라고 표현했고, 장경태 의원은 지난 11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김영철 검사의 아랫도리를 비호하는 것도 참 한심한데, 나쁜 손버릇을 가진 여사를 비호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또 김영배 의원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전직 구청장 별세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혈세가 낭비된다’는 취지로 말해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양문석 의원의 ‘기생’ 발언 이후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등 국악인 50여명이 규탄회견을 열기도 했고 양 의원은 14일 SNS에 “신중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전승자들의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 기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잡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배 의원의 고인 모독 발언은 국회 논란을 넘어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는 부산 재보선의 쟁점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민주당이 서둘러 당 윤리심판원에 제소한 것 자체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논란 이후 “전 금정구청장님께서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순직한 것을 몰랐다”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고인과 유족에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재윤 전 구청장 유족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김영배 의원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김 의원의 발언을 지목하며 “고인에 대한 패륜적 모독” “적반하장의 거짓선동”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안에서도 보궐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이슈로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만들겠다던 당초의 목표 대신 정쟁을 자초한 셈이 됐다.
정부측 증인들의 발언과 관련한 논란도 이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4일 최고위에서 “정부 인사들의 발언이 귀를 의심하게 한다”면서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김문수 장관이 국감장에서 ‘일제강점기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는 극언을 했다”면서 “이것이 내선일체를 말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의 ‘5.18 북한개입설’ 주장과 관련해선 “미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부산 금정구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도 김문수 장관을 지목하며 “왜 그런 사람을 굳이 쓰느냐”면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가 정통성을 훼손하는 친일 뉴라이트 바이러스를 공직에서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반국가·반국민적 언행 인사에 대한 공직 배제 법안을 서둘러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명환 박소원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