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적격비용 재산정기간 늘어날까
여신금융협회 세미나 “3년은 획일적, 유연하게”
신용카드 수수료를 결정짓는 적격비용 재산정 기간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금융당국에서는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종전 3년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를 중심으로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신금융정책세미나에서 “현행 적격비용 체계의 바람직한 개편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러한 방안을 내놨다.
적격비용이란 카드사 영업 원가를 말한다. 주로 자금조달 비용과 위험관리비용, 카드결제중개업자(VAN)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이 개정되면서 금융위원회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했고, 이 결과에 따라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가 결정됐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는 적격비용 재산정때마다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이 줄자 카드사들은 적격비용 산정을 없애거나 수수료율을 높여달라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반대로 가맹점들은 수수료를 더 낮춰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업종별 매출규모별 이해 관계가 모두 달라 가맹점들마다 입장차이가 컸다. 적격비용이 도입 취지와 달리 사회적 갈등을 키워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세미나는 카드사를 주축으로 모인 여신전문협회가 마련한 터라 카드사 입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들은 적격비용을 유지하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내놨다.
서 교수는 “적격비용제도는 최근 금융시장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고, 카드 생태계 위축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획일적 3년 주기 대신 금융시장 급변에 따른 변동요인 발생하면 재산정을 시행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년마다 신용카드사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를 고착화하는 것보단 그 기간을 늘리고, 필요시에 조정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우대 수수료율 적용대상인 영세·중소 가맹점 비중도 96% 달하는 등 카드결제가 늘어도 수익은 오히려 감소한다”며 “경영효율화와 같은 비용절감 노력이 오히려 수익성을 낮추는 구조적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