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군 3천명으로 부대 편성”
우크라매체 보도에 미 “우려…사실확인은 불가” … 러, 내달 북러상호조약 비준
남한의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에 이은 남북연결 도로 폭파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러시아간 군사 밀착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이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군이 북한에서 보낸 병력으로 3000명 규모의 대대급 부대를 편성하려 한다는 우크라이나 매체의 보도가 15일(현지시간) 나왔다. 키이우포스트는 자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대는 북한군 최대 3000명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소식통은 북한이 무기와 장비뿐 아니라 러시아의 병력 손실도 메꾸기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키이우포스트에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장교는 북한군의 역할이 러시아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위험 작전을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지난 3일에는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 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명 가운데 북한군도 6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 파병설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고 있다.
미국은 키이우포스트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다”면서도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관련 언론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보도들은 우리를 우려하게 한다”면서 “북한 군인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아이디어가 만약 사실이라면 북러 국방 관계의 상당한 강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푸틴이 보여주는 새로운 수준의 절박함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보도는) 최근 수개월간 하루에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현대전에서 예외적으로 역사적인 수준으로 러시아가 고통을 받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위해 북한 군인이 싸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러 관계 심화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의 절박함 수준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러시아는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의 하원 비준을 예고하는 등 군사 동맹 수준으로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하원인 두마에 제출한 북러조약 비준 법안은 다음달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약에는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지체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상호방위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한반도 분쟁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거나 러시아와 서방의 분쟁에서 북한이 러시아 편을 들 수 있는 의미냐는 질문을 받자 “조약의 문구에 대해서는 꽤 명확하게 나왔기 때문에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도 조약 제4조에 침략 시 상호 원조 문제가 명확히 기술돼 있다며 “북한에 대한 침략 행위가 일어나면 우리의 법에 따라, 그리고 북한의 법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