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료기기업체, 보건의료인에 ‘8천억 경제이익’ 제공
김남희 의원 “투명한 유통 조성”
지난해 제약·의료기기업체들이 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이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의원(더불어민주당·광명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의료기기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가 보건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이 143만건,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출보고서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및 구매 전 성능 확인을 위한 사용,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약국) 등 보건의료인에게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가 작성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는 문건이다.
보고서에 나타난 경제적 이익 제공 건수로는 ‘제품 설명회’가 142만4183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공 금액은 임상시험(연구비)가 53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제약회사는 의약품의 경제적 이익 제공에 7229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임상시험에 4799억원(3625건), 제품설명회에 2222억원(135만5063건), 시판 후 조사 136억원(5193건), 학술대회 71억원(762건) 순이었다.
의약품·의료기기 견본품 제공현황을 보면 의약품 1793만542개, 의료기기 254만5496개가 견본품으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을 위한 견본품으로 의약품 765만4586개, 의료기기 10만4140개가 제공됐다. 의료기기의 경우 성능확인을 위해 7만1338개가 견본품으로 제공됐다.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와 의약품 판촉영업자(CSO)의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를 제출받아 올 연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시장은 불법 리베이트로 의료서비스를 왜곡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나쁜 관행이 존재하는 영역”이라며 “경제적 이익 지출 보고는 투명하고 공정한 의약품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첫 단추인 만큼 차질이 없도록 잘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이명환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