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71곳 빗물처리대책 손 놔
자연재해대책법 의무사항
200년에 한 번 있을 유례없는 폭우로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빗물처리 대책 수립 의무가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손을 놓은 지자체가 71곳 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우수유출저감대책 수립대상 지자체 총 166곳 중 계획을 수립 중이거나 수립하지 않은 지자체가 71곳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대책법 제19조와 제19조의2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5년마다 재해예방을 위해 빗물을 가두거나 흐르도록 하는 우수유출저감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매년 이에 따른 우수유출저감시설 사업계획을 세워 행안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현재 대책 수립 의무가 있는 9개 광역자치단체와 157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수립 중인 곳은 42곳, 수립하지 않은 곳은 29곳이었다. 충북 괴산(2011년), 경북 영양(2012년), 경북 포항(2013년), 충북 옥천(2013년)의 경우 대책 수립 후 10년이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농촌지역 배수펌프장 1026곳 중 722곳은 내구연한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수저류시설 29곳은 공사비 절감 등을 이유로 우수저류시설 기준인 50년 빈도를 지키지 않고 30년 또는 40년 빈도로 하향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병도 의원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우수저류시설 안전 기준을 낮추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신일·이명환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