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추론용 D램시장 공략

2024-10-17 13:00:03 게재

‘24Gb GDDR7 D램’ 개발 … 용량 50%, 전력 효율 30% 향상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추론작업에 최적화된 고성능 그래픽D램(GDDR, Graphics Double Data Rate)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기가비트(Gb) GDDR7 D램’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측은 "24Gb GDDR7 D램은 업계 최고 사양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은 24Gb의 고용량과 40기가비피에스(Gbps) 이상의 속도를 갖췄다. 전작 대비 용량 성능 전력 효율이 모두 향상됐다.

삼성전자 24Gb GDDR7 D램 제품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12나노급 미세 공정을 적용해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고, 전작 대비 50% 향상된 용량을 구현했다. 또한 ‘PAM3 신호 방식’을 통해 그래픽 D램 중 업계 최고 속도인 40Gbps를 구현했다.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2.5Gbps까지의 성능을 자랑한다. PAM3는 ‘-1’과 ‘0’ 그리고 ‘1’로 신호 체계를 구분해 1주기마다 1.5비트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부터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을 30% 이상 크게 개선했다.

우선 제품 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클록(Clock) 컨트롤 제어 기술’과 ‘전력 이원화 설계’ 등을 통해 제품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클록 컨트롤 제어 기술은 모든 회로들에 대해 동작이 필요할 때만 동작하는 방식을 적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이다. 전력 이원화 설계는 저속 동작 시 외부 전압을 낮추거나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낮은 전압을 만들어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설계 기법이다.

삼성전자는 고속 동작 시에도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파워 게이팅 설계 기법’을 적용해 제품의 동작 안정성도 높였다. 파워 게이팅 설계 기법은 누설 전류가 큰 영역에 한해 전류를 제어하는 스위치를 추가하는 설계 기법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연내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시작해 내년 초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편 GDDR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효율을 구현한 제품으로 AI 시대에 응용처가 크게 늘고 있는 제품이다.

AI·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데이터 학습을 위한 고성능 AI칩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주로 쓰이고 데이터 추론을 위한 AI칩에는 GDDR이 사용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해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공급량이 한정된 GPU의 대안으로 LPDDR5나 GDDR6 등을 결합한 자체 AGI칩을 데이터센터 구축에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서비스가 고도화되고 다양해짐에 따라 사용자들의 서비스 활용 확대 과정에서 추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 GDDR D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Dataintelo)는 글로벌 GDDR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58억달러에서 2032년 약 126억달러에 이르며 연 평균 9.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추론용 AI 가속기 시장 규모는 2023년 300억달러에서 2029년 130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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