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SMR기업 X에너지에 5억달러 투자

2024-10-17 13:00:02 게재

<소형모듈원자로>

데이터센터 운영위해 안정적 전력 확보 … 두산에너빌리티 사업탄력 기대

아마존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회사인 ‘X에너지’에 투자해 SMR 상용화를 지원하고, 자체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앞서 X에너지에 투자를 단행한 두산에너빌리티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16일(현지시간) X에너지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아마존의 주도로 '시타델 창립자이자 CEO인 켄 그리핀'이 X에너지에 약 5억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아마존 HQ2에서 열렸으며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팀 케인·마크 워너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이번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아마존은 위싱턴 주에 소재한 에너지기업 노스웨스트의 X에너지 SMR(320MW) 사업개발에 초기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며, 향후 960MW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7월부터 SMR 도입을 검토 중인 도미니언 에너지와도 협약을 체결해 SMR 개발 및 자금조달 방안을 공동 모색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2039년까지 X에너지 SMR을 5GW 이상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SMR 도입 목표 중 가장 큰 규모다.

아마존의 투자로 4세대 고온가스로 SMR 선두주자인 X-에너지는 Xe-100 노형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이테크놀로지산업에 지속가능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DL이앤씨 등 X에너지에 지분투자한 국내 기업들의 SMR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SMR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로서 지난해 1월 X에너지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X에너지는 SMR 발전소의 연료가 되는 TRISO-X 핵연료 공장을 2022년 착공했다. X에너지가 자체 개발한 TRISO-X 핵연료는 세라믹, 흑연 등 3중 코팅된 우라늄 입자를 테니스공 크기의 핵연료로 만든 것이다. Xe-100 원자로 1대에 TRISO-X 핵연료가 약 22만개 장전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운영을 위해 2026년까지 세계적으로는 114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는 보수적으로 2050년까지 원자력 용량이 최대 404 GW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를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무탄소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원자력 기업들과의 협력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각) 미국 SMR 스타트기업인 카이로스파워와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카이로스파워는 2030년 SMR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구글은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SMR을 통해 50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미국의 원자력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2019년 경제성 문제로 가동중단한 스라마일섬 원전 1호기를 2028년부터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SMR 제작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SMR의 대규모 양산을 위한 첨단 제조 기술 개발 및 설비 확충 등 미래 먹거리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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