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교육감 선거 괜찮나…투표율 23% 그쳐
교육 중요하다면서도 4명 중 3명 투표 포기
‘교육의 이념화’ 방지에도 진영대결·우회지원
러닝메이트제·교육감 임명제 등 대안들 제시
서울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20%를 간신히 넘긴 대목을 두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은 “교육감 선거를 보면 정당 추천이 아니라서 기호가 없는데다 투표장마다 순서도 다르게 돼 있어 실제 투표장에 가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면서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고 중요하다고 하지만 교육감 투표율을 보면 전반적으로 관심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그는 “지방의 교육업무는 지방자치단체와 맞물려서 움직여야 한다”면서 “각 지역에 있는 학교 건물에 대한 활용도와 관련해서도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지역 상황에 맞춰서 활용해야 하는데 현재 구조로는 지역에 맞는 종합적 설계와 활용이 어렵다”고 했다. 또 “교육재정과 일반 교부세를 보면 교육재정에 더 많은 비율로 지원되고 있고 칸막이가 돼 있어 이를 지역 발전 등에 활용할 수 없다”며 “세계 선진국들 중 이런 방식의 체계는 없다”고 했다.
전날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23.48%로 4명 중 3명이 투표를 포기한 기권자가 됐다. 사전투표율은 8%대로 역시 낮은 수준이었다. 선거인 수가 많은 서울지역 투표율이 낮아 재보궐선거 전체 잠정투표율은 24.62%로 나왔다. 기초단체장 4곳 투표율은 53.9%였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진영별 경쟁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당 추천을 못하게 막아놓아 물밑에서 음성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고 있다.
모 서울시당 관계자는 “당차원에서 지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원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모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 독려’에 적극 나서면서 사실상 우회지원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궐선거 기간 중 ‘고교 무상급식 예산 삭감’이라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내건 것을 두고 여야간 논쟁이 벌어진 것도 이러한 ‘비정상적 행태’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25년도 예산안에 고교무상교육 예산을 99% 삭감했다’는 민주당 지적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며 고발한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주민의 직접투표로 선출되었어도 교육감선거의 후보자에 대한 낮은 인지도 때문에 지역 주민을 대표해서 교육행정을 담당할 후보자가 선출되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교육감선거가 정치적인 중립성을 지니도록 하였지만, 정당의 공천을 받고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교육정책과 관련하여 교육감과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지방교육행정의 집행을 위한 협조관계의 구축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교육정책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경우 교육현장에서 갈등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도록 협조와 조정을 위한 제도가 미비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교육감 직선제도의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현행 직선제도의 보완, 러닝메이트제도, 교육감 임명제, 제한적 주민직선제를 검토할 수 있다“며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선은 지방교육행정체제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육 관계자들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서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