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침례병원 13년간 정밀안전진단 방치
‘5년마다 실시’ 법 어겨
시 ‘뒷북 행정’도 구설수
부산시 소유의 구 침례병원이 법으로 의무화된 정밀안전진단을 13년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정구에 위치한 구 침례병원은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5년마다 의무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하는 건축물이다. 정밀안전진단은 시설물의 물리적ㆍ기능적 결함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기 위해 구조적 안전성과 결함의 원인 등을 조사·측정·평가해 보수·보강 등의 방법을 제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시설물안전법 제12조 1항에 ‘관리주체는 제1종 시설물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침례병원은 연면적 5만8710㎡로 시설물안전법에 따르면 제1종 시설물로 규정된 건축물이다. 따라서 5년마다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침례병원은 2011년 12월 B등급을 받은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정상적이라면 2016년과 2021년에 각각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어야 한다.
정밀안전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명확치 않다. 부산시는 소유권이 여러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정밀안전진단을 놓친 것 같다고 설명한다.
침례병원은 1999년 12월 동구에서 금정구로 확장 이전하면서 지역 내 거점종합병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경영악화로 2017년 7월 법원이 파산선고하며 문을 닫았다. 이후 법원이 관리를 하다 5차에 걸친 경매를 거쳤고 2020년 4월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유암코)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부산시 책임도 크다. 부산시는 지난 2022년 5월 30일 비수도권 첫 보험자병원을 만든다며 침례병원을 공식 인수했지만 정밀안전진단은 실시하지 않았다.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2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만약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아 시설물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해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경우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부산시는 최근에서야 침례병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해당 내용을 인지했지만 이미 예산편성이 끝난 시기여서 못했다”며 “올 들어 재난관리기금을 통해 예산을 편성하고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