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변 없었다…민주·국힘 현상 유지
국민의힘 강화·금정, 민주당 영광·곡성에서 승리
강화 경쟁구도 가능성 … 영광 ‘진보당 약진’ 눈길
10.16 재보궐선거가 이변 없이 끝났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이번 선거는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강화에서 민주당 후보가 40%대 득표율을 보이며 경쟁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영광에서는 진보진영간 3자 대결을 펼쳐 각각 눈길을 끌었다.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끈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금정구 선거는 투표 직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여론조사들이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격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개표 초기부터 김 후보를 10%p 넘는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갔다. 최종 개표결과 윤 당선인은 5만4650표(61.03%)를 얻은 반면 김 후보는 3만4887표(38.96%)를 받은데 그쳤다. 선거 직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을 들였고,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까지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결과는 22.07%p의 큰 격차였다. 그만큼 보수 지지층이 견고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정권 심판이 아니라 금정구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구청장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수 텃밭인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도 박용철(59) 국민의힘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유효투표 3만6580표 가운데 1만8576표(50.97%)를 얻었다. 민선 6·7기에 이어 세번째 군수에 도전한 한연희 민주당 후보는 1만5351표(42.12%)를 얻으며 2위를 했지만, 지난 선거에서 얻은 35.35%보다 많은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1위와의 표 차이는 3225표(8.85%)를 얻어 3·4위를 한 무소속 후보 2명이 얻은 표(2515표, 6.89%)보다 많았다. 특히 재선 인천시장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안상수 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2280표(6.2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박 당선인은 6·7·8대 강화군의원과 9대 인천시의원을 지낸 지역 토박이 정치인이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강화 연장, 영종~강화 연륙교 건설,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화국립박물관 건립 추진, 농·어업인 지원 수당 확대 등도 제시했다.
전국적 관심을 받았던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모두 이겼다. 장세일 후보는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후보의 도전을 물리치고 영광군수에 당선됐고, 조상래 후보는 세차례 도전 만에 곡성군수가 됐다.
박빙 승부가 펼쳐진 영광군수 선거에서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1만2951표(41.08%)를 얻어 2위인 이석하 정의당 후보(9683표, 30.72%)와 3위인 장 현 조국혁신당 후보(8373표, 26.56%)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의당과 조국혁신당 후보의 추격이 만만찮았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 당선인은 선거기간 무탄소 에너지 실증 단지 구축, 서해안 철도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 국도 26호선 함평신광~영광 구간 2026년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 반영, 영광군 노을 명소화 사업, 어르신 건강복지타운 건립 등을 공약했다.
곡성군수 선거는 조국혁신당이 공을 들였지만 민주당 지지층을 흔들지는 못했다.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8706표(55.26%)를 얻은 반면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는 5648표(35.85%)를 얻는데 그쳤다. 1·2위간 득표율 차이가 19.41%p로 예상보다 컸다.
조 당선인은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지급, 주택 돌봄 청년 교육 개선 등을 공약했다. 해마다 5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2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전 주민 군내 버스 무료화와 농촌 수요응답형 택시 운영 등을 통해 보편적 교통복지 혜택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당선인은 “현재 곡성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청년이 돌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라며 “짧은 임기이지만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지역공약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하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신일·방국진·곽재우 기자
ddhn21@naeil.com